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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도 "정보없다"는 16번 확진자, 7일간 정형외과 입원했다

[신종 코로나...허술한 방역망]

42세女 방콕 등 여행후 19일 귀국

질본 “현지 감염 특정은 어려워”

일반병실서 지내 병원내 감염 우려

21세기병원 첫 ‘코호트 격리’ 돌입

입원환자·의료진 모두 출입 봉쇄

12번 확진자 접촉자 300명 급증

국내 16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거쳐간 광주의 한 병원에서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 환자에 대해 아직 말씀드릴 수 있는 정보가 없습니다. 저희 판단에도 이상한 점이 많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16번 환자가 태국에서 감염됐다고 특정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염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16번 환자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대혼란에 빠졌다. 16번 환자가 귀국한 지난달 19일 태국 내 신종코로나 감염 확진자는 2명에 불과했다. 태국 내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면서도 입국 과정에서 공항 내 감염이나 입국 이후 지역감염이 의심되는 이유다.

보건당국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16번 환자는 태국 방콕과 파타야를 여행한 후 무안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귀국 6일 뒤인 지난달 25일 저녁부터 오한 등 증상이 시작됐다. 증상 발현 이후 광주 광산구 소재 21세기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환자는 과거 폐 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는 3일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된 후에야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로 분류돼 격리됐고 다음날 확진자로 확인됐다. 현재 상태는 안정적이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이 환자가 선별진료소로 지정되지 않은 21세기병원에서 7일간 일반환자로 입원했다는 점이다. 이 병원은 90개 병상의 어깨· 허리 통증 등 정형외과 중심 병원으로 내과 전문의 1명이 있는 곳이다. 21세기병원 측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해당 환자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7일간 입원해 있었다”며 “3일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21세기병원은 현재 70~80명의 환자가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확진자 발생에 따라 병원을 의료진과 함께 폐쇄하는 ‘코호트(cohort)’ 격리에 들어갔다. 지난 2015년 메르스 확산 당시 서울 메디힐병원 등 전국 9개 병원이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바 있다.

16번 환자는 지난달 19일 귀국했고 증상은 설 연휴 기간인 지난달 25일 시작됐다. 격리된 이달 3일까지 귀국 시점부터는 16일, 발병 후부터도 10일 이상 지역사회에서 방치됐다. 지난달 28일 입원했음을 감안하면 설 연휴 기간에 이동과 접촉이 많았을 수도 있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은 이날 광주로 파견돼 A씨의 태국 출국에서 귀국 이후 확진 때까지 이동경로와 동선·접촉자 등 세부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한편 정 본부장은 태국을 오염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각 국가의 위험도는 유행 상황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고위험지역은 오염지역으로 지정해 검역을 시행하지만 (태국의 경우) 그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오염지역 지정을 검토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우선 이 환자가 어디서 어떤 노출이 있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역학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대혼란 상태다. 16번 환자는 12번 환자보다 접촉자를 파악하기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감염경로조차 의문투성이이기 때문이다. 이상엽 고려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130명에 불과한 역학조사관이 잇따르는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며 “우선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확인된 접촉자도 폭증했다. 3일부터 1번 환자 접촉자 45명의 감시가 해제됐지만 새 접촉자가 400명 이상 늘었다. 일본에서 2차 감염됐던 12번 환자의 접촉자는 300명 이상 증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12번 환자가 방문했던 영화관(부천역 CGV)과 인천출입국사무소·병원 등의 접촉자가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6번 환자의 아내인 10번 환자의 접촉자도 9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방문했던 경기 고양시의 미용실에서 접촉이 일어났다. 16번 환자의 접촉자는 전혀 집계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향후 접촉자 수 역시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유증상자 역시 전날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2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신규 신고된 사례라 제2의 16번 환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 본부장은 “사례 정의를 확대하며 보건소 등에서 의심환자 범위를 넓게 적용해 신고가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세종=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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