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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O 규제 한달…'船의 한수'된 탈황장치, 악수된 저유황유

■엇갈린 선사표정

스크러버 장착社는 연료비 절감

저유황유 택한 머스크·MSC 등

기름값 고공행진 탓에 시름시름

LNG추진선은 장기적 대안 부상

현대상선이 건조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IMO2020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스크러버를 장착했다. /사진제공=현대상선




‘스크러버: 맑음,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 맑음, 저유황유: 흐림’

국제해사기구(IMO)가 올 1월부터 도입한 환경규제 ‘IMO 2020(선박 연료유 황 함유량 기준을 현행 3.5%에서 0.5%로 강화)’ 시행 한 달 후 해운업계의 대응책별 기상도는 이렇게 요약된다. 올해부터 IMO 2020이 발효됨에 따라 선사들은 유해물질이 적은 저유황유(LSFO) 사용, 스크러버로 고유황유 정제, LNG추진선 도입 등 세 가지 방법으로 대응해왔다. 저유황유 가격이 연초부터 치솟으면서 현재까지는 스크러버를 설치해 고유황유를 정제해 사용하는 선박들이 연료비를 크게 절감해 이득을 보고 있다. 저유황유 사용을 선택했던 선사들도 급하게 스크러버를 다는 추세다. LNG추진선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환경규제의 장기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발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고유황유인 벙커C유(로테르담) 가격은 저유황유보다 톤당 266달러 낮았다. 최근 차이가 가장 컸던 1월6일 440달러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1.5배 이상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저유황유 값이 벙커C유보다 1.5배 비싸면 스크러버를 달아 벙커C유를 정제해 사용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스크러버는 가격이 싼 연료인 벙커C유를 사용할 수 있지만 화물 적재 공간이 줄고 연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유황유 값이 지금처럼 고공행진을 계속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영국 해운·조선 정보업체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스크러버를 장착한 선박들이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선박들에 비해 절감한 연료비는 하루 기준 초대형 유조선(VLCC) 1만5,600달러, 케이프사이즈 벌크선(남아프리카공화국 리처드베이에 입항 가능한 최대 선박) 8,040달러로 조사됐다. 용선료로 환산한 평균 수익은 VLCC의 경우 스크러버 선박이 7만6,760달러, 설치하지 않은 선박이 6만1,183달러였다. 벌크선은 각각 9,400달러, 1,360달러로 85%나 차이가 났다. 스크러버를 달고 고유황유를 쓰는 선박과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선박 간 연료비가 상당해 스크러버를 단 선박들이 훨씬 많은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박에 스크러버를 설치한 기업들은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스크러버 대신 저유황유 설비를 설치한 업체들은 부랴부랴 전략을 수정하는 분위기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8년 전체 선단의 80%에 스크러버 적용을 결정했다.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는 저유황유 사용을 통해 규제에 대응하겠다고 했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컨테이너선 일부에 스크러버를 장착하기로 했다. 세계 2위 MSC 역시 스크러버 탑재로 전략 방침을 세웠다.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고유황유와 저유황유의 가격 차이가 벌어질수록 (현대상선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LNG추진선에 대한 전망도 밝다. 스크러버를 설치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는 국가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어 아예 LNG를 연료로 쓰는 선박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동남아 최대 항구 중 하나인 파키스탄 카라치 항구와 바레인 항구는 개방형 스크러버 가동을 금지했다. 이에 개방형 스크러버 가동을 금지하는 국가는 중국·미국·인도·두바이·벨기에·독일· 노르웨이·파나마운하 등 16개로 늘어났다. 개방형 스크러버는 물로 배기가스를 씻어낸 폐수를 바다에 배출하는 방식이다. 다만 폐수를 바다에 버리지 않고 선박 내에서 순환하도록 설계된 폐쇄형 스크러버는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KOTRA는 오는 2025년 세계 신조발주 선박시장의 60.3%(1,085억달러)를 LNG 연료추진선 시장이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선주들 입장에서는 LNG추진선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LNG 가격이 낮아졌고 IMO의 추가 규제에 대응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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