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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토리] 허인 "국민은행에는 '종이·PPT·불통' 세가지가 없죠"

■ 허인 국민은행장

"관료·서열주의 문화가 창의성 막아

수평적 조직문화가 무엇보다 중요"

부행장은 줄이고 젊은 전무·상무 늘려

팀장·팀원 책상도 수평적 구조 재배치

BTS 모델 내세워 젊은층과 소통 강화

허인 국민은행장 /사진제공=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에는 세 가지가 없다. ‘종이와 PPT·불통’이다. 이른바 3무(無) 기본원칙.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 2017년 11월 취임 초부터 회의와 보고문화 혁신을 주장했다. 그 일환으로 종이와 의례적으로 만들어온 PPT를 없애버렸다. 무엇보다 소통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불통’을 추가해 국민은행의 3무 원칙으로 정했다. 허 행장은 “장기적으로 사람 중심의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라도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게 허 행장의 판단이었다.

취임 당시 은행권에서는 첫 1960년대생 행장의 출연에 관심이 집중됐다. 관료적이고 형식적인 은행문화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았다. 젊은 행장은 국민은행 자체를 바꾸기 시작했다. 취임 후 허 행장은 임원인사에서 부행장을 8명에서 3명으로 대폭 줄였다. 1960년대생인 부행장 3명만 남기는 대신 실무에 능통하고 나이가 젊은 전무와 상무를 늘렸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서울 여의도 본점도 수평적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허 행장은 “공간이 소통을 지배하기 마련”이라며 “본부부서에 팀원과 팀장 책상을 동일 라인으로 배치해 수평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본점 임원실과 부장실은 유리벽 등을 이용해 개방형으로 바꿨다. 젊은 직원들이 상사에게 의견을 개진하는 데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허 행장의 신념이 반영됐다. 허 행장은 “디지털 네이티브인 ‘밀레니얼세대’ 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하려면 수평적 소통은 필수”라며 “일하는 공간을 바꾸고 수평적 문화에 가까워졌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은행의 상징과도 같았던 유니폼 제도도 행장 취임 2년 차인 2018년에 폐지했다. 적응 단계를 위해 여직원은 지난해 4월 말까지 자율 의사에 따라 유니폼과 자율복 중 선택하도록 한 뒤 5월부터 완전 자율복으로 전환했다. 남직원은 노타이와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자율복장이 가능해지면서 일부 고객이 여직원을 무시하던 일들이 줄어들어 직원들의 만족도 역시 높아졌다. 영업점 내부에 남직원 전용 휴게공간도 만들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은행장 월례조회도 없앴다. 관료화된 서열주의 문화를 조장해 직원들의 창의성을 가로막는다는 반성에서였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해마다 △1월 신년사 △4월 2·4분기 △7월 하반기 △11월 통합 국민은행 창립기념사 등 매년 4차례만 조회를 진행하는 셈이다. 허 행장은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들에게도 더 잘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허 행장은 “대신 연간 20회 일정으로 전국 임직원을 찾아가는 토크쇼 형식의 대화의 장을 확대했다”며 “한 달에 한 번 이상 50~100명가량 직원들과 만나 일선 현장의 고민과 은행 경영에 관한 궁금증을 직접 풀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원 생활을 오래 해 고정관념이 생긴 높은 직급보다는 낮은 직급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은행이 활력을 찾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허 행장은 고객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인 젊은 층 고객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국민은행의 ‘도전, 혁신, 글로벌’ DNA에 가장 부합하는 방탄소년단을 광고 모델로 선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허 행장은 “젊은 세대에게 다소 어렵고 ‘올드’하게 느껴지는 은행 이미지를 방탄소년단이 더 친숙하게 바꿔주고 있다”며 “젊은 세대와 소통을 넓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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