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사경제 종사자’ 비중이 48%에 이른다는 탈북민 설문조사 결과가 13일 공개돼 관심을 끈다.
북한연구학회와 ㈜현대리서치연구소는 통일부의 의뢰를 받고 지난해 상반기까지 국내 입국한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연구’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2001년 이후 ‘사경제 전업 종사자’와 ‘국영경제·사경제 겸업 종사자’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경제 종사자’ 비중이 2006∼2010년 34.1%로 처음으로 ‘국영경제 종사자’(28.5%)를 추월한데 이어 2016∼2019년 48%까지 확대된 반면 ‘국영경제 종사자’ 비중은 24%로 대폭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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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종합시장’ 매대 상인 경험자들은 최근 북한의 시장 규모에 대해 ‘탈북 10년 전에 비해 매우 커졌다’(25.8%), ‘조금 커졌다’(30.1%)고 답해 북한의 시장경제 규모가 커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정보기기 보유율은 TV가 70.8%로 가장 높았고 녹화기기 48.7%, 일반전화 21.7%, MP3 16.8%, 라디오 16.6% 순이었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보유율은 각각 14.3%와 8.8%에 불과했다.
2000년 이전 0.5%로 매우 미미했던 휴대전화 이용률은 큰 폭으로 증가해 2016∼2019년 41%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휴대전화 통화 목적은 주로 개인장사(41.5%)와 안부(32.6%)인 것으로 조사됐고 정보교환(8.6%)과 공식업무(3.8%) 목적은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2019년 입국한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와 과거에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결과들은 통합해 정리한 것”이라며 “표본수는 수천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다만 “조사 대상자들은 성별·지역 등의 편중성을 보이므로 북한 사회 전체의 특성으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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