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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번엔 환자 중복집계..감염 확산에 '양회 연기론'도 부상

■ 코로나19 中 부실통계 지속

진단기준 변경 하루 만에

확진·사망자 수 하향조정

美 "통제되고 있는지 의문"

광둥성 등 지방양회 지연 속

내달 3일 양회마저 미룰 땐

習방한 등 줄줄이 차질 전망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일 조짐이 없자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연기를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회가 연기될 경우 올해 상반기로 예정된 시진핑 국가주석의 한국·일본 방문 등 주요 행사들도 줄줄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보건당국이 진단기준을 갑자기 변경하면서 시작된 통계의 난맥상도 이틀째 이어졌다.

14일(현지시간) 일본 교도통신은 다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양회를 연기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공산당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양회가 계획대로 열리기가 어렵게 됐다”며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중국 정부는 올해 양회가 오는 3월3일부터 열린다고 내외신 기자들에게 통지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다른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베이징 외교가에 양회 개최 날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전국 양회 이전에 열려야 할 지방 양회도 광둥성과 칭다오 등 주요 지역에서 잇따라 지연되고 있다.

교도통신은 중국 정부가 양회를 3월 하순으로 미루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면서 이보다 더 늦춰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당국이 코로나19가 언제 꺾일지를 보고 양회 일정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양회 개최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중국의 올해 외교·경제·사회계획 등의 수립도 차질을 빚게 됐다. 중국의 최고지도자들은 보통 양회 기간과 이의 전후로 대외업무를 하지 않는다. 양회가 4월로 미뤄질 경우 덩달아 시 주석의 일본 방문이나 한국 방문도 연기가 불가피하다. 또 전인대의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등 핵심 경제·사회 목표치가 공개되는데 이런 정책조정도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회는 지난 1995년 3월 초 개최가 관례화된 후 한 번도 연기된 적이 없다. 2003년 사스 사태 때도 예정대로 개최됐다. 한 외교 관계자는 “연기론이 나온 것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는 계속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3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5,090명, 사망자가 121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4일 0시 기준 중국 전국의 누적 확진자는 6만3,851명, 사망자는 1,38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의 확진 범위에 ‘임상진단병례’라는 기준을 추가한 후베이성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13일 하루 동안 각각 4,823명, 116명 증가했다. 임상진단병례는 핵산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지 않아도 폐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확진 범위로 분류한 것이다. 후베이성의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중 임상진단병례는 각각 3,095명과 8명이다.

전날 갑작스러운 기준 변경으로 대혼란이 발생한 중국 내 환자 통계 난맥상은 14일에도 이어졌다.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를 합치면 누적 수치가 각각 6만4,894명과 1,488명이 돼야 하지만 중국 정부가 갑자기 중복 등을 이유로 일부 수치를 변경하면서 이날 통계치에서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각각 1,043명과 108명 하향 조정됐다.

이러한 혼란상에 당초 2월 말로 예상했던 코로나19의 절정 시기가 한정 없이 미뤄지게 됐으며 중국 정부 통계를 기반으로 방역과 치료 계획을 세우던 세계 의료계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날 중국 매체 차이신은 저우융다오 난카이대 교수 등이 최근 논문에서 “중국에 코로나19 환자가 9일 기준 8만4,000~14만명이 있다”고 지적한 연구 결과를 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중국 통계의 불투명성과 미국의 원조 제안을 중국이 거부한 것에 대해 미국이 불만을 표시한 것도 주목된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3일 기자들을 만나 “중국의 투명성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며 “이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통제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문가를 보내겠다는 우리 요청을 수용하지 않은 것도 매우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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