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사진)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는 “최근 5년간 200억원대의 적자를 내온 맥주사업을 올해부터 흑자로 돌려놓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외국인 투자자 비중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18일(현지시간)부터 뉴욕을 시작으로 미국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여는 김 대표는 17일 맨해튼의 한 식당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지난해 하이트진로(사업회사 기준)가 1조8,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2조원 이상 매출을 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지난해 2조351억원 기록했는데 순수 하이트진로 매출만으로 올해 2조원을 돌파하겠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맥주는 ‘테라’, 소주는 ‘진로 이즈 백’을 내놓으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했다”며 “지난 10년 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안 좋으니 해외 IR를 나올 수가 없었는데 작년부터 달라졌고 올해는 더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IR도 미국 내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가 미국을 찾아 IR을 하는 것은 2011년 취임 후 9년 만에 처음으로, 뉴욕에 이어 보스턴과 솔트레이크시티, 샌프란시스코를 잇따라 찾아 투자자들을 직접 만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현재 10% 수준인 외국인 투자비율을 20%까지 올리고 싶다”고 전했다.
그동안 실적이 크게 좋지 않았던 데 대해서는 “시장과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읽지 못해 하이트가 어려움을 겪었다”며 “병 색깔을 포함해 여러 면에서 부족함이 있어 매출이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점유율 3가지를 중요하게 보겠다”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일본상품 불매운동에 따른 타격이 적지 않다. 글로벌 시장 매출(약 1,500억원) 가운데 일본 시장 비중이 큰데 한일 관계악화로 일본 내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일본 기린맥주를 수입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김 대표는 “최근 기린맥주 사장과 만나 1시간 정도 맥주 판매 문제에 대해 얘기했다”며 “서로 상황과 입장이 달라 뾰족한 해답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미국 소주 매출이 약 3,000만달러인데 올해 성장률을 두 자릿수 이상 가져갈 것”이라며 “단순 영업 대신 철학과 역사가 함께 있는 주류 문화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설명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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