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의혹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사진)가 결국 피해 여성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도밍고는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성희롱 의혹을 폭로한 여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지난 몇 달간 동료들이 제기한 의혹을 반성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도밍고의 사과는 의혹이 제기된 지 6개월 만에 나온 것으로 여성 가수들에게 부적절하게 행동했다는 미국 오페라 노조(AGMA)의 조사 결과 직후 발표됐다.
그는 “여성들이 마침내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편안함을 느꼈다는 점을 존중한다”며 “그들에게 내가 야기한 상처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경험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며 “내가 했던 모든 행동에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도밍고는 지난해 8월 처음 폭로가 나온 후 모든 관계가 상대방과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며 의혹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노조 측은 도밍고가 여가수 등에게 추파를 던지며 희롱하는 것에서부터 음악 작업장 안팎에서 성적으로 치근덕거리는 등 여러 형태의 성희롱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도밍고는 성명에서 이제야 그 여성들의 공포를 이해하게 됐다면서 “내 의도는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누구도 그런 식으로 느껴서는 안 된다. 누구도 똑같은 경험을 하지 않도록 오페라 산업의 긍정적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데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김기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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