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유일하게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3종 규제세트에 묶인 지역이 세종시다. 세종 아파트값은 2017년 4% 이상 올랐지만 2018년에는 고작 1%대를 유지한 데 이어 2019년에는 2.12%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부터 대전 아파트값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2년간 침체에 빠져있던 세종 주택값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1월부터 2월까지 상승률이 5.30%에 이를 정도다. 전문가들은 일단 올해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데다 대전과의 키 맞추기가 세종 집값을 올리고 있는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 3종 규제세트 세종, 올 들어 5.3% 상승 =3일 본지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 1~2월 누계로 5.30% 상승했다. 이 기간에 주택시장이 뜨거운 대전 아파트값도 3.40% 오르는 데 그쳤다. 세종 아파트값은 2017년 4.27% 상승했다. 하지만 2017년 8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규제 강도가 세지면서 2018년에는 1.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해에는 집값이 -2.12%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다. 이런 세종 주택시장이 올 들어 180도 달라진 것이다.
실제로 세종시 내 많은 단지가 최근 몇 개월 동안 최소 5,000만 원에서 많게는 2억 원까지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보람동 ‘세종중흥S-클래스리버뷰2차’ 전용 109.96㎡는 지난해 12월 11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2달 전(9억3,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오른 값이다. 다정동 ‘가온마을12단지’ 전용 84.96㎡ 또한 지난 22일 7억6,800만원에 실거래됐다.
거래량도 제법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은 1,979건으로 11월(993건)의 2배 가까이 달했다. 2일 기준으로 올 1월과 2월 신고된 거래량 또한 1,012건·667건이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주택시장이 상승 분위기를 탔고,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 입주 물량 감소, 전세가도 올라 = 일단 시장에서는 수요 대비 공급부족을 상승 원인으로 꼽는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세종의 올 아파트 입주 물량은 5,600가구로 지난해(1만1,411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34만 1,000여명으로 2018년(31만 4,000여명) 대비 2만 7,000명가량 늘었다. 아파트 전셋값 또한 지난주 0.71% 올라 대전 서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대전도 세종 집값 상승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전 아파트값은 지난 한 해 동안 8.07% 상승해 전국 시·도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세종시와 접한 대전 유성구는 10.97% 올랐다. 대전이 오르면서 세종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체적으로 세종시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내부 수요와 외지인 수요가 겹치며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지난해 가격이 오르지 않아 수도권 등에 비해 저렴하게 보인 점도 거래량이 늘어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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