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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 품은 제주항공 '거대 LCC' 날개…순항여부는 미지수

150억 깎아 545억에 인수

코로나 탓 자금확보 어려워

재무구조 개선 속도 더딜수도

노선·항공기·인력감축 우려엔

이석주 사장 “공급재편 선제 대응”





제주항공(089590)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은 가운데 주식매매계약(SPA) 결정은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3개월 늦춰졌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며 거대 저가항공사(LCC)로 재탄생하는 동시에 항공산업 구조조정의 첫 단추를 끼웠다.

제주항공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어 이스타항공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에서 사들이는 이스타항공 지분은 51.17%(497만주)로 인수가액은 545억원이다. 기존 MOU 체결 당시 695억원에서 150억원이 줄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항공업황이 악화되자 일정 수준 디스카운트된 금액에서 최종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양사의 운영효율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 절감 △노선 활용의 유연성 확보 △점유율에 기반한 가격경쟁력 확보 등 다양한 시너지 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코로나19 이슈 등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운영효율 극대화를 통한 이스타항공의 경영 안정화 및 수익성 개선 등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자구노력의 일환이며 위기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115억원을 제외한 잔금을 오는 4월29일 지급하고 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로 항공업계의 지각변동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의 결합으로 대형항공사(FSC) 2위인 아시아나항공과의 국제선 기준 여객점유율 격차는 2.7%포인트로 좁혀졌고 4위인 진에어와의 격차는 7%포인트 이상으로 커졌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대수는 각각 45대, 23대다.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모두 68대를 갖게 된다. 아시아나와 18대 차이다.



항공업계의 첫 자율 인수합병이지만 업황 악화로 항공사들의 상황이 최악이라는 점이 문제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경영진 임금을 30% 이상 반납하고 전 직원 대상 무급휴가 제도 실시 등 고강도의 자구책을 내놓았다. 이스타항공 역시 지난해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임원 급여 반납, 무급휴가 제도 확대 등에 나섰다. 지난달 이스타항공은 운영자금 부족으로 임직원 급여를 40%만 지급하기도 했다. 인수 이후에도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다. 당장 겹치는 노선은 정리해야 한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공동으로 20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으며 이스타항공 기준 국제선의 58%가 겹친다. 인수후통합(PMI) 과정에서 유휴인력과 항공기·노선 등의 대대적인 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스타항공은 수년째 자본잠식 상태여서 추가 자금 확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항공기 면허 취소까지 당할 수 있다. 자금 지원을 위해 제주항공이 추가 차입을 해야 하지만 지난해 3·4분기 기준 330%까지 높아진 부채비율에 신용도 하락 위험과 늘어나는 이자를 감당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국내 항공업계는 조만간 공급 재편을 해야 하고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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