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규제 강화 등에 경유차의 출시가 줄어들며 국내 자동차 판매에서 6년 만에 휘발유차 판매량이 경유차를 앞질렀다.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의 원유전쟁이 발발하며 유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어 휘발유차 선호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미래차로 각광받는 전기차 등 친환경 연료 자동차들의 판매량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규등록된 휘발유 차량은 총 85만2,073대로 전체의 47.5%를 차지해 36.6%(65만6,253대)에 그친 경유 차량을 뛰어 넘었다. 휘발유 차량 신규등록 대수가 경유 차량을 제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지난해 휘발유 차량의 비중은 전년 대비 4.9%포인트 상승한 반면 경유 차량은 6.9%포인트나 하락했다. 신규등록 대수도 전년 대비 17.2%나 줄었다. 강화된 배출가스 시험방법(WLTP)이 도입된데다, 인증절차도 까다로워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휘발유 차량은 9.6% 증가했고, 전기차는 14.6% 늘었다. 특히 지난해 초부터 LPG 판매규제가 완화되면서 LPG차 판매량도 같은 기간 10.5%나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경유차량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도 휘발유 모델이 속속 선보일 만큼 휘발유차가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유가도 크게 하락해 당분간 가솔린 모델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규 협회 조사연구실장은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경유차에 저감장치를 달면 성능은 떨어지고 가격은 올라가 상품성이 떨어진다”며 “휘발유과 경유의 가격 차이도 15% 내외인 상황이어서 경유차량의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체적으로 자동차의 구동기관이 다양해지는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저유가 시대가 이어지면 휘발유차의 상품성이 워낙 뛰어나 전기차 시장 확대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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