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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코로나19 이후의 사회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회장

코로나 장기화로 대면접촉 감소

온라인 중심 사회 전환 빨라져

규제·이해관계 얽혀 도입 막혔던

원격의료·재택근무 활성화 계기로

이우일 과총 회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가 공포에 빠져 있다. 실로 건강의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경제도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을 자제하며 사람과 차량의 왕래가 부쩍 줄었고 대다수 식당과 상점도 고객의 발길이 많이 끊겼다. 관광 등 서비스업들이 많이 타격을 입고 있고 공연·전시 등 문화행사들은 모두 취소됐다. 게다가 이미 여러 나라가 우리 국민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해외에 많은 생산시설과 수요처를 보유한 우리 기업들의 활동에도 커다란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우리의 생활 패턴에 심대한 변화가 생길 것이 틀림없다. 우선 코로나19 사태가 온라인 중심 사회로의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미 식품 등의 분야에서 온라인 배송 서비스가 인기다.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각종 규제와 이해관계 때문에 도입이 어려웠던 여러 온라인 서비스들이 우리 사회에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온라인 인프라가 세계에서 가장 잘 깔려 있는 나라 중 하나이기에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오프라인에 기반한 식당·카페 등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원격의료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그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이 진행 중이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병원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원격의료가 일부 도입됐다. 지역감염 사태가 발생한 대구·경북 등지에서는 나름 활발히 활용되는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원격의료가 부분적으로라도 시행되다 보면 세계 정상급인 우리나라의 정보기술(IT)과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도입 요구가 한층 거세질 것이고 관련 산업의 발전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 현장의 변화 역시 심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학을 늦추고 있는 초·중·고교와 대학은 필요한 학습량을 소화하기 위해 온라인 강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공교육에서 EBS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미 사교육 시장을 중심으로 온라인 학습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거꾸로 학습(flipped classroom)’이나 프로젝트 기반 학습 등 새로운 학습 방법들은 대부분 온라인 교육 도입을 전제로 한다. 온라인 교육 확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원격수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는 학교들이 6월 초에 조기 휴업을 했는데 온라인 교육에 대한 수업 시수를 인정받지 못해 방학을 단축해야 했다. 대학에서도 원격수업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전체 강의 시수의 2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많은 대학이 이 규정의 폐지나 완화를 요구해왔는데 코로나19 사태로 교육부에서 올해 1학기에 한해 한시적으로 이 규정을 완화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가 종식된 뒤에도 원격수업에 대한 규제 완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저출산에 따른 신입생 모집에 애로를 겪는 많은 지방대학의 구조조정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관이나 기업이 적지 않다. 재택근무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각 분야에서 적극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상당수 업무는 사무실에 함께 모여 처리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꼭 협업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자기가 원하는 위치에서 컴퓨터에 접속해 업무를 처리하고 회의를 할 수 있다. 회사는 비싼 임대료를 절약할 수 있고 직원들은 출퇴근의 불편에서 해방될 수 있다.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고 위기가 있어야 기회가 생기는 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생기지 않았으면 가장 좋았으리라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위기라면 그 위기를 긍정적 변화의 기회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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