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에볼라 신약 후보물질인 ‘렘데시비르’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희귀의약품 제도는 수요가 적어 상업성이 뒤처지는 희귀·난치성 질환 의약품의 개발·유통을 독려하기 위한 제도로 해당 제약사에 몇년간 마케팅 독점권이 주어진다.
길리어드는 한국 등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정성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임상시험 단계이지만 위중한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쓰게 해달라며 ‘동정적 사용’ 또는 ‘긴급 사용’ 요청이 쇄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정적 사용 제도는 달리 치료제가 없는 중증 환자에게 인도주의 차원에서 미승인 약물을 투여할 수 있게 허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까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렘데시비르와 말라리아 예방·치료제인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치료제 후보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라고 언급하면서 미국 안팎에서 수요가 폭증했다. AP통신은 클로로퀸이 최근 중국과 프랑스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쓰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프랑스에서도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클로로퀸 투여를 잠정 허용했다. 다만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에게 쓰이진 않는다. 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승인돼 널리 쓰이지만 부작용이 심한 약이기 때문이다.
스콧 가틀리브 전 FDA 국장은 21일 CBS 방송에 출연해 “현재로선 초기 임상시험에서 아주 고무적이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는 약은 없다”고 지적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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