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도쿄올림픽의 1년 연기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현역 최장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딕 파운드(캐나다)는 24일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쿄올림픽은 1년 연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OC는 자체적으로 수집한 정보에 따라 예정했던 오는 7월24일 개막이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내년에 개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도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년 정도 연기된다”고 보도했다. IOC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3일 처음으로 도쿄올림픽의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24일 도쿄올림픽에 대해 “일본 정부와 IOC가 선수와 관중에게 위험할 경우 어떤 경기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보조를 맞췄다.
올림픽이 2021년 여름으로 넘어가면 2021세계육상선수권과 일정이 겹치지만 세계육상연맹은 “도쿄올림픽의 2021년 개최에 대비해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릴 육상선수권의 개최 시점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고 양보 의사를 밝혔다. 1년 연기에 있어 또 하나의 문제로 거론됐던 중계권 문제도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내 올림픽 독점중계권을 가진 NBC는 “우리는 도쿄올림픽에 대해 IOC와 일본 정부, 세계 보건당국의 결정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이날 발표했다. NBC는 2011년 IOC에 10년간 중계권료로 약 5조5,000억원을 지불한 데 이어 2014년에 9조7,000억원을 추가로 내 계약을 2032년까지 연장했다. 이미 이달 초에 도쿄올림픽 광고의 90%를 판매해 1조5,000억원을 벌어들인 만큼 대회 일정이 변경되면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지만 NBC는 “전례 없는 상황 속에 우리는 도쿄올림픽의 시나리오를 계획하려는 IOC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26일 후쿠시마현에서 시작하려던 성화 봉송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조직위는 ‘부흥의 불’이라고 이름 붙인 성화 전시도 중단하기로 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회 연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직위는 이미 구매한 티켓이 1년 뒤에도 유효한지 등에 대한 문의에 몸살을 앓고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