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와 기아차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조만간 강등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되면서 글로벌 소비 수요에 타격이 큰 탓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 검토하겠다고 26일 밝혔다. 무디스는 이 회사에 대해 각각 장기신용등급 ‘Baa1’을 부여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전망 약화와 유가 하락, 최근의 자산 가격 하락세를 반영했다. 무디스는 “자동차 산업은 소비자의 수요 및 소비심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충격이 가장 크다”며 “전례 없는 영업환경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약 1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수개월간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시장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신차 수요가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무디스는 “초여름까지 수요 약화가 지속되다가 저점으로부터 일정 수준 회복될 것”이라며 “2분기 중 최대 30% 수준의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유럽과 북미 지역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현대·기아차의 생산설비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고 자동차 판매 대수의 회복이 상당히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차 OEM 업체들과 부품 공급망 간의 긴밀한 협력이 없을 경우 신차 생산이 재개되어도 공급 체인(supply chain)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국내 신평사인 한국기업평가도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이 최대 1조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기평은 “하반기에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가정하고 있으나 큰 폭의 실적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완성차 업체가 위축되면서 부품업체들의 부담도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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