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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굶는 노약자에 도시락나눔, 코로나라고 멈출 순 없죠'"

23일 무료급식 재개한 다일공동체 최일도 대표





“전염병 확산 방지도 중요하지만 굶주림에 비명을 지르는 사회적 약자들도 배려해야 합니다. 노숙자와 쪽방에 사는 독거노인들에 대한 무료 도시락 배급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밥퍼 목사’로 불리는 최일도 다일공동체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3일 잠정중단 31일만에 취약계층 무료급식을 재개한 이유에 대해 “굶고 있는 노약자들을 더는 두고 볼수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가 이끄는 다일복지재단 산하 단체 밥퍼나눔운동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방지를 위해 무료급식을 지난달 21일 잠정중단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에서 일요일을 제외하고 연중 이어온 급식을 멈춘 최 대표는 지난 한달간 주변 독거노인, 노숙자들의 건강상태부터 살폈다. 그는 “끼니를 자주 거른 탓에 한 눈에 봐도 건강이 나빠진 사람들이 많았고 ‘배고프고 외롭다’는 호소가 끊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밥퍼나눔운동본부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기존 급식소 식사 대신 본부 앞 마당에서 개별적으로 도시락을 나눠줬다. 방문자에게는 도시락과 함께 마스크와 손 소독제, 생수도 제공됐다.

도시락 배급을 돕는 최 대표는 “재개후 하루 평균 600명 분 안팎의 도시락이 전달됐다”며 “급식소까지 걸어오지도 못하는 노약자들에게 매일 150~200여명분 도시락을 직접 배달했다”고 말했다.

한달 만의 급식재개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코로나19확산에 바짝 긴장한 동대문구청에는 밥퍼운동본부 주변 운집을 우려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최 대표는 “배급할 때 방문자 발열 체크도 하고 이상이 있으면 옆 텐트로 곧바로 이동시킨다”며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락 제작비용이 급증하는 것도 최 대표의 고민이다. 급식소에서 밥, 국을 만들어 1,000명분을 제공하면 대략 350만원이 소요되나 도시락은 3배이상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그는 “민간 후원에 전부 의지하고 있어 쌀 한 봉지도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1988년부터 청량리역에서 베푼 무료급식은 연인원 50만여명 봉사자와 민간후원으로 중단없이 이어져 지난 2017년엔 누적 배식이 1,000만 그릇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번 한달간 급식중단은 봉사 32년만에 처음이다.

최 대표는 “코로나19이후 후원금도 반토막 나고 자원봉사자도 반으로 줄어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래도 도시락은 계속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밥퍼운동본부는 도시락 제작과 전달에 필요한 자원봉사자를 내달 4일까지 모집한다. 그는 “어려울 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는 숭고한 시민정신이 필요하다”며 “이 땅에 밥 굶는 이 없을 때까지 봉사하겠다는 ‘밥퍼의 정신’을 많은 시민들이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최일도(왼쪽) 다일공동체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에서 취약계층 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제공=밥퍼나눔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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