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국내 ‘빅5’ 대형병원 중 하나로 2,700병상 규모여서 자칫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소아병동 1인실에 입원한 9세 여아가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환자는 지난 25일 의정부성모병원을 방문했고 26일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을 거쳐 입원했다. 응급실에서 이뤄진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이후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지금까지 9명의 확진자가 나오며 환자가 속출하자 아산병원은 환아를 다시 검사했고 ‘양성’이 나왔다. 병원 측은 “발열이나 기침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어 검사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병원은 환자의 접촉자와 같은 병동에 있던 환자를 모두 음압병실로 옮기고 ‘병동 이동제한’ 조처를 내렸다. 병원은 또 환자가 거쳐 간 소아응급실과 혈관조영실, 응급 자기공명영상(MRI)실, 신관 13층에 있는 136병동(45병상)을 폐쇄했다. 폐쇄된 시설의 운영을 언제 재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 시내 빅5 대형병원 입원 환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최대 규모 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집단감염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지 방역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집단감염에 따른 확진자도 늘고 있다. 한 건물에 들어선 대구 제2미주병원과 대실요양병원의 누적 확진자는 228명에 달한다.
밖으로는 해외 유입에 따른 코로나 19 확산세도 만만치 않다. 4월1일자로 하루 7,000여명에 달하는 모든 입국자에 대한 2주 자가격리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특히 자가격리 중 가족들의 감염 우려도 높다. 부천시는 이날 최근 10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 25명을 분석한 결과 68%(17명)가 가족 감염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 연구에서도 가계 전파는 전체의 78~85%를 차지했으며 김영편입학원 강사 역시 외국에 다녀온 가족으로부터 감염됐다. 전문가들은 가족일수록 더 철저히 서로 격리된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기석 한림대 교수는 “격리되는 방 외에는 집 안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화장실을 같이 쓴다면 사용 후 한 시간 이상 환기하고 소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족과 떨어져 별도 격리시설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관리비용이 많이 들고 앞으로 2주간 해외입국 자가격리자만 10만명으로 급증하는 여건에서 현실적 대안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자가격리자의 접촉면은 알코올 등으로 표면 소득을 해야 한다”며 “자가격리 수칙만 잘 지킨다면 가족 간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자가격리자들이 무단이탈해 지역사회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 관용 없는 강력한 처벌을 예고하며 단속에 나섰다. 감염병예방법 개정으로 오는 4월5일부터는 자가격리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집단감염과 해외유입에도 불구하고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난다는 것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신규 확진자 중) 지역사회에서 전파 경로를 잘 모르는 비율이 9% 정도로 조금씩 감소했다”며 “어느 정도 분명히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발생을 다 없애는 게 힘든 것 또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임웅재·임진혁·우영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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