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은 울산대가 바이오와 수소·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우수 인재 양성과 기초·응용연구를 통해 새로운 50년을 준비한다. 산업도시 울산에 위치하며 지난 반세기 동안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산업화를 주도한 분야의 인재 양성에 매진해 왔다면 앞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신산업 분야의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것이다.
울산대는 1962년 울산공업지구 선정에 따른 한국 공업입국 실현에 필요한 인재양성을 위해 1970년 개교했다. 올해까지 졸업생 10만5,800여 명이다. 한국 산업화의 상징도시인 울산과 50년을 함께하면서 우리나라 산업화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
울산대는 급속한 한국 산업화에 필요한 인재양성을 위해 개교 초기 산학협동교육을 도입했다. 1972년 국내 최초로 영국의 산학협동교육제도인 샌드위치 교육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학에서 배운 이론을 산업현장 실습을 통해 보다 경쟁력 있는 인재를 배출한다는 전략이었다.
조선·자동차·화학산업이 밀집한 산업수도 울산에 소재한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1,011개의 가족기업을 둔 국내 최고 수준의 산학협력교육 인프라를 갖췄다. 이들 기업에서 현장학습을 하고 장·단기 인턴십을 통해 대학에서 배운 이론으로 실무 적응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산업현장 경험이 풍부한 기업체 퇴직자를 활용한 산학협력중점교수제도를 통해 현장 노하우도 전수받는다. 이공계뿐만 아니라 비이공계를 아우르는 융합교육을 통해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산업 분야 경쟁력을 습득하고 있다.
“이봐, 해봤어?”란 어록을 남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도전·개척정신을 함양하는 교육에 범(汎) 현대가가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KCC의 지원으로 조선해양공학, 화학공학부, 기계공학부, 전기공학부를 일류화함으로써 전공 학문의 수월성을 높여 교육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밖에 1994년부터 국내 최초로 대학 등록금으로 해외자매대학에 수학하는 해외현장학습 시행, 학부장 공개채용, 강의 인터넷 공개, 스마트 캠퍼스 구축, 교양대학 신설 등으로 교육혁신을 이뤘다.
이 같은 교육혁신은 지역거점대학을 넘어 글로벌 대학으로 자리매김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THE(Times Higher Education)가 발표한 세계대학평가에서 국내 13위와 세계 601위를 차지했고, 영국 QS(Quacquarelli Symonds)의 세계대학평가에서는 국내 16위, 세계 511위에 올랐다. 네덜란드 라이덴연구소의 세계대학연구력평가에서도 국내 5위, 세계 651위에 올라 지방 종합 사립대로서는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했다.
울산대는 지난 2018년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지향하는 울산시 남구 두왕동 울산산학융합지구에 제2 캠퍼스를 개교했다. 첨단소재공학부와 화학과가 이전해 기업연구소와 협력함으로써 산학협력교육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주목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고급 인재양성을 위해 현대중공업과 함께 국내 대학 처음으로 디지털 전환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교육대상은 이공계뿐 아니라 인더스트리4.0에 관심 있는 인문·사회 등 모든 전공의 학생들이 첨단 기술을 습득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지난 반세기를 뒤로 하고 미래 50년을 내다보는 울산대는 올해 아시아 최고 수준의 바이오 분야 연구로 국가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협력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8개 아산병원과 울산대병원과 함께 바이오 연구거점을 구축한다. 실제로 대학 구성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화 유망 기술을 발굴해 기술 이전 및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울산대 산학협력단이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 기술로 국내외 12건의 특허 등록을 마친 ‘난치성 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조성물 및 치료방법’을 바이오 항암 치료 전문 기업인 유틸렉스에 9억원에 기술 이전하는 성과를 거뒀다.
울산시는 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수소 모빌리티 생산·보급, 수소 제조·저장 능력 확대, 수소 공급망과 충전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대는 이러한 지방정부 정책에 맞춰 화학공학부에 수소·에너지융합연계전공, 경영학부에 공공경영·복지연계전공, 산업경영공학부에 안전공학연계전공을 개설했다. 울산대는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을 수행함으로써 사회맞춤형 인재양성은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은 지난달 16일 열린 개교 50주년 기념식에서 “울산대는 한국경제의 선각자이신 정주영 선생께서 뿌린 인재양성의 밀알이 50년 지나 결실을 이룬 자랑스러운 지적공동체”라며 “국가 경쟁력 향상에 직결될 수 있는 영역에서 연구개발 역량을 집결하는 산학협력체계를 더욱 진일보시켜 울산 경제의 기적을 재현하는 역할을 담당하자”고 강조했다./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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