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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코로나 지원금, 어떻게 쓰실겁니까

김민형 산업부 차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 장기화에 대응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소득하위 70% 가구에 4인 가구 기준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최대 50만원, 경기도는 도민 전부에게 1인당 10만원을 지급한다.

세금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정책은 상시행정이지만 ‘재난’을 명목으로 지원대상을 이렇게 대폭 확대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4·15총선을 앞둔 정부 여당의 ‘매표’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4개 주요 골목상권 업종의 영업상황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2~3월 중 골목상권 매출은 42.5%, 순이익은 44.8% 줄었다. 골목상권 종사자들 5명 중 3명은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6개월을 버티기 힘들다고 답했다. 숨이 넘어갈 것 같은 국민경제에 ‘산소호흡기’ 사용은 불가피해 보인다.

코로나19 지원금은 긴급한 위기에 처한 국민의 생계를 실질적으로 돕고 승수효과를 통해 국민소득을 높여 경제를 활성화하는 마중물 역할이 목표다. 현금이 아닌 지역상품권 등의 형태로 지급하고 유효기간을 3개월가량으로 따로 정하는 이유다.



평소라면 공정성과 효과 극대화를 위해 세밀하게 지원대상을 골라내는 게 맞다. 차별 없는 일회성 지원은 당장 생계가 위기에 놓인 가계에는 큰 힘이 되지만 여유가 있는 가계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한가한 타령으로 들린다. 지원대상을 까다롭게 고르다 보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어서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면서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은 뭘까. 최근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안한 ‘코로나19 지원금 기부운동’이 눈길을 끈다. 원 의원은 “여유가 있다면 기부를 통해 자신보다 더 힘든 이웃을 도우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속도가 중요하다 보니 정부가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보완하자는 아이디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소상공인협회 등과 함께 나선 ‘착한 소비자 운동’도 지혜가 번뜩인다. 자주 이용하는 식당 등에서 선결제를 하고 단골손님이 되는 것이다. 자영업자는 미래 소득을 앞당겨 경영난 극복에 도움을 받고 손님은 어차피 써야 할 돈을 미리 쓰는 것이라 큰 불편이 없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코로나19 지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가족회의를 열어 보면 어떨까 싶다. 여유가 있는 가정이라면 기부나 선결제 등을 통해 국난 극복에 동참하는 보람을 온 가족이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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