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수수료 개편안으로 논란을 빚으면서 사용자들이 잇단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일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고 관리할 수 있는 플레이스토어에는 배민의 수수료 개편안을 비판하는 후기들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사용자들은 “이 어려운 시기에 해도 해도 너무하다”, “자영업자들 피눈물로 돈 버는 배민 필요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앱 삭제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날 선 반응은 배민이 지난 1일부터 수수료 중심의 새 요금체계 ‘오픈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힌 다음 날부터 시작됐다. 배민은 앱 화면 상단에 3개만 노출해 왔던 오픈서비스를 무제한 배치하고 수수료를 6.8%에서 5.8%로 1%포인트 내렸다. 대신 월 8만8,000원 정액 광고료를 내는 울트라콜 사용을 3건으로 제한했다. 기존엔 매출에 상관없이 일정 금액을 냈지만 정률제가 적용되면 매출이 높은 가게일수록 수수료가 늘어난다.
배민 측은 새로운 요금제를 적용한 이유에 대해 “새 요금 체계 시행 전 자체 시행한 시뮬레이션에서는 가입 외식업주 중 52.8%가 배달의민족에 내는 광고비를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으나, 업주들의 생각은 달랐다. 배민의 새 요금제가 수수료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반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은 독점 앱에 종속돼 이제는 불만도 제기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릴 것이고, 소비자 가격 인상도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계산에 따르면 월 매출 1,000만원의 업소 기준 개편 전에는 울트라콜 3~4건을 이용하면서 26~35만원 가량의 광고비를 지불했지만, 개편 이후 광고 비용은 58만원으로 늘었다.
논란 끝에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업주가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 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에 대한 보호책을 포함해 여러 측면으로 보완 방안을 찾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종국적으로 새로운 요금제를 폐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박태희 우아한형제들 상무는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새로운 요금제를 폐지하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이미 4월 1일에 시행됐다. 저희 입점 업소 14만개 중 이미 10만 곳 이상이 신청해서 주문이 진행되고 있다”며 “외식업주들의 마음속 깊은 말씀을 두루 들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각계 의견도 수렴하겠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업주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온라인에서는 “‘배민’ 앱을 지웠다”라는 인증 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용자들은 ‘배민’ 리뷰에 “이 회사는 신용을 저버렸다”, “어려운 시기에 자국민 등쳐먹을 생각만 하는 배민은 삭제한다”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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