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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라이브 미사도 거룩한 시간...소파에 눕지 마세요"

[SNS로 미사 진행하는 박민재 신부]

부임하자마자 코로나 사태 겪어

2030 신자 TV미사 참여 저조에

스타워즈 형식 포토카드 제작 등

인스타 방송하자 온라인서 화제

성당 못찾는 이들 위해 새 콘텐츠 준비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미사를 인스타그램으로 집전하는 박민재 신부./오승현기자




“성당에 가지 않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미사를 드리면 신앙생활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진지하고 거룩한 시간인 만큼 미사를 바치는 동안 소파에 눕거나 커피를 마시는 것은 안됩니다.”

요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박민재(세례명 미카엘, 연희동성당 부주임) 신부를 지난 7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성당에서 만났다. 코로나 사태로 신자들과 함께하는 천주교 미사와 모임은 열리지 않지만 박 신부는 오히려 더 바빠졌다. 지난달 개설한 ‘인스타 라이브 미사(@mjpark___ing)’ 때문이다. 박 신부는 “방송을 시작한 지 벌써 5주차”라며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부활절 미사가 거행되는 이번 주는 시청률이 조금 떨어질지도 모르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 신부의 주일미사 방송은 젊은층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방송을 알리는 ‘주일 미사 인스타 라이브 공지’라는 제목의 포토카드의 영향이 컸다.

‘영상으로 주어진 숙제 봐야만 하는 인강처럼 쉽게 손이 가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그래서 내일은 인스타 라이브로 하루 두번 오전 11시와 오후 8시에 미사를 합니다/느지막이 10시쯤 일어나 여유 있게 미사 드리고 오후 즐길 수 있음, 하루 잘 쉬고 예능 골든타임 다 누릴 수 있음, P,S: 명색이 신자인데 떡진 머리 또는 잠옷 or 츄리닝에 대충 소파나 벽에 기대서 하는 건 안 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총 10장의 포토카드는 모두 그가 직접 제작한 것이다. 가슴에 /‘I AM YOUR FATHER’라고 적힌 갑옷을 입은 스타워즈 다스베이더와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잊었는지 몰라도 니네 지금 사순이다 애들아…’라고 말하는 예수님도 등장한다.

박민재 신부가 직접 제작한 ‘인스타 라이브 미사’ 포토카드./본인 제공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트위터 계정에 올린 포토카드는 4,300여 회나 리트윗되고,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와 인스타그램 유머게시판에도 게재됐다. 그는 “이렇게까지 반응이 클지 몰랐다”며 “‘천주교는 난관을 해학으로 풀 줄 안다’라는 댓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박민재 신부가 직접 제작한 ‘인스타 라이브 미사’ 포토카드./본인 제공




박 신부가 인스타 라이브 미사를 시작한 것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점점 성당과 멀어지는 젊은 신자들을 독려하기 위해서였다. 박 신부는 “지난 2월 연희동성당 부주임으로 부임하면서 첫 인사를 인스타그램으로 나눠야 했다. 이후 20~30대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통해 본인이 다니는 성당의 신부님이 나오지 않는 영상은 젊은층에게 ‘인강(인터넷강의)’처럼 손이 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우리 본당 젊은 신자들을 위한 인스타 미사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돌아봤다.

박민재 신부가 진행 중인 ‘인스타 라이브 미사’의 한 장면./본인 제공


박 신부의 라이브 미사는 매주 일요일 두 차례씩 진행된다. 시청은 박 신부가 맞팔을 맺은 신자들로 제한된다. 수만 명에 달할 것 같은 그의 팔로워 수는 현재 560명이다. 그는 “원래 ‘인스타 라이브 미사’는 연희동성당 청년부의 미사 참여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며 “호기심이나 재미로 팔로워를 신청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제가 진행하는 미사는 어디까지나 성당에 못 오시는 분들을 위한 대송(代誦)이라 모든 신청을 수락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민재 미카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성당 부주임 신부가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자신이 제작한 포토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오승현기자


서울대교구가 미사 중단기한을 무기한 연장한 만큼 박 신부의 ‘인스타 라이브 미사’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코로나 사태가 더 길어질 때를 대비해 ‘온라인 고해성사’ 프로그램인 ‘기도해서 남 주기’라는 새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얼굴 보며 하는 고해성사는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억눌러온 감정을 풀 수 있다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기를 고대합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사진=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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