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감염성 질환 치료제 전문 기업과 4,4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해 내년부터 생산에 나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일 미국 비어바이오테크놀로지와 계약금액 3억6,000만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 확정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6년 상장한 이후 단일공시 기준으로 최대 계약금액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기술이전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3공장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미국의 생명과학기업 비어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위탁 생산을 맡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 ‘코로나19 중화항체(SARS-CoV-2 mAb)’는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 완치환자의 항체를 분리해 만들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간소화 절차인 패스트트랙 승인을 받아 기존 치료제들보다 품목허가를 빠르게 받을 수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비어가 품목허가 직후 빠르게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생산역량과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갖춘 생산기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는 전 세계 1위인 36만4,000ℓ로 2위인 베링거인겔하임(30만ℓ), 3위인 론자(28만ℓ)보다 앞섰다.
조지 스캥고스 비어 최고경영자(CEO)는 “개발 중인 치료제가 임상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있다는 점을 입증하면 바로 대형 생산에 돌입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및 공급 안정성을 인정받아 중화항체 기술로 코로나19 치료의 길을 열고 있는 비어의 파트너가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글로벌 최첨단 생산시설을 통해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전 세계 환자들에게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소식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도 급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6.82%(8만500원) 오른 55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60만3,000원까지 치솟는 등 60만원선마저 돌파하면서 52주 신고가 기록도 다시 세웠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3위인(우선주 제외) 삼성바이오는 이날 하루 새 5조3,000억원이나 급등하며 시총이 37조원에 육박했다. 코스피 시총 30위권의 대형 우량주 중 지난달 패닉장 이전 고점을 회복한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했다. 외국인들이 1,22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급등을 견인했다. /우영탁·박성호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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