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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원유 ETN과 '마지막 폭탄'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부이사장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부이사장




상장지수증권(ETN)은 기초자산의 변동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증권회사가 발행한 파생결합증권으로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증권이다. 그간 일반투자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았던 해외지수·원자재·변동성지수 등 다양한 상품에 대한 투자수단을 제공하고 일반투자자도 자산가나 전문투자자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복잡한 투자전략 상품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문호를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를 비롯한 원유가격이 급락하면서 유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원유 투자 수요도 늘고 있다. 특히 WTI 원유 선물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N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유가 급등락에 따라 WTI 원유 관련 ETN의 괴리율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괴리율은 ETN의 시장가격과 실질가치를 나타내는 지표가치(IV)와의 차이를 나타내는 투자지표이다. 투자자가 시장에서 ETN을 지표가치보다 비싸게 매수하거나 값싸게 매도하는 것은 합리적인 거래 행태라고 볼 수 없다. 지표가치보다 비싸게 매수하면 설령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원하는 수익을 실현할 수 없고 시장가격이 지표가치로 수렴돼 정상화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큰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기초자산인 WTI 원유 선물가격이 30달러, ETN의 지표가치가 1만원, 그리고 시장가격이 1만5,000원이라면 이때 괴리율은 50%가 된다. 이 경우 1만5,000원의 시장가격에 매수한 투자자는 WTI 원유 선물가격이 50% 상승해 45달러가 되더라도 이 가격 상승에 연동된 수익을 거둘 수 없다. 지표가치는 여전히 매수가격 1만5,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해당 ETN의 발행사에 중도상환을 청구한다면 수익은커녕 손실이 난다. 투자자는 발행사로부터 지표가치에 해당하는 1만5,000원만을 돌려받을 뿐이고 여기에 중도상환 수수료(최대 5%)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과열이 사라지고 투자자들이 냉정을 되찾으면 시장가격은 자연스럽게 지표가치로 수렴되게 돼 있다. 시장에는 ‘악마는 최후에 남은 자를 잡아간다(Devil take the hindmost)’는 격언이 있다.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이용한 투기행위는 마지막에 폭탄을 떠안게 될 ‘남은 자’에게 재앙을 안겨주게 된다.

상품의 특성상 일시적으로 가격 괴리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그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ETN 종목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해당 기초자산의 향후 가격상승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비이성적으로 크거나 수급상의 문제로 적정가격인 지표가치로 회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적극적인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가격괴리가 크게 발생하고 일정 기간 지속되는 ETN 종목에 대해서는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투자자 환기 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다. ETN 투자에 있어 시장가격과 지표가치의 가격괴리를 확인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투자원칙이다. 거래하는 증권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거래소 또는 ETN 발행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지표가치를 반드시 확인하고 지표가치에 따라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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