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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시그널] 삼성·SK, 두산솔루스 인수전 가세

배터리 사업과 시너지 노리고 눈독

외국계 PE도 원매자 리스트 등장

몸값 경쟁에 "8,000억 이상도 가능"

서울 중구에 위치한 두산타워.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가 두산솔루스 인수에 뛰어든다. 여기에 대형 외국계 사모펀드(PE)도 가세, 두산솔루스를 놓고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두산솔루스 매각 정보를 담은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SK그룹은 물론 포스코그룹, 외국계 PE 또한 잠재 원매자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유력 원매자였던 스카이레이크와는 지난해 말부터 논의를 이어와 협상 종결이 눈 앞이었지만 결국 가격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두산은 두산솔루스 전체 지분의 가치가 최소 1조 5,000억원이라고 판단했다. 스카이레이크 측이 처음 제시한 6,000억원(51%)에서 2,000억원 이상은 더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관철하면서 협상은 깨졌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배터리 소재인 동박·전지박 생산을 양대축으로 삼고 있는 두산솔루스는 미래 먹거리를 찾는 대기업들이 탐낼 만한 매물이다. 이들 대기업은 특히 배터리 사업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하반기에 전지박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두산솔루스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SK와 포스코는 인수참여에 대한 부담이 커서인지 일단 “검토한바 없다”는 입장을 냈다.



■두산솔루스 매각 흥행조짐

삼성·SK, 대형 PEF 관심…10조 동박시장 군침

지난해 9월 세계 1위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그룹은 2028년까지 70종 이상의 전기차 2,200만대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에 사실상 올인을 선언한 것. 폭스바겐 외에도 일본 도요타나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앞다퉈 전기차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고 모터와 배터리가 성능을 좌우한다. 경쟁력 있는 배터리 관련 소재 부품을 생산하는 곳이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할 수 있다.

삼성과 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두산솔루스 인수를 검토 중인 것도 이런 이유다. 두산솔루스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음극재에 들어가는 전지박·동박을 생산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1조5,000억원 규모인 전기차 동박 시장은 2025년 10조5,000억원으로 커질 예정이다.

동박은 얇을수록 경쟁력을 갖는다고 평가 받는다. 두산솔루스는 극소수 업체만 생산하는 6마이크로미터(㎛)의 동박을 만든다. 여기에 세계 완성차 업계의 생산 전진 기지인 헝가리에 공장이 있어 유럽에서 유일하게 동박을 생산 중이다.

두산솔루스는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도 생산한다. 스마트폰과 TV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올레드가 운전대 자리를 대신할 전망이다. 올레드 시장 규모도 2025년 2조원대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산솔루스 인수를 검토하는 기업들은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SDI를 통해 2차 전지를 생산한다. 2021년 가동을 목표로 헝가리 괴드에 있는 전기차배터리 공장의 증설도 추진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두산솔루스로부터 올레드 소재를 공급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티저를 받아갔지만 향후 삼성SDI나 삼성디스플레이 등 관련 계열사도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 입장에서는 디스플레이 소재 공급을 다른 기업이 움켜쥐는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지난해 6월 LS엠트론에서 분사한 세계 1위 동박 생산업체인 KCFT를 인수했다. 여기에 두산솔루스를 더해 관련 부문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SK 그룹 내 또 다른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용 2차 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인수 검토에 돌입한 포스코는 지난해 동박 업체 KCFT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포스코는 미래 먹거리로 배터리 소재 사업 육성을 위해 2차 음극재와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합병했다. 여기에 동박 생산 업체를 추가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두산솔루스 익산공장 전경/사진=두산솔루스 홈페이지


■기업가치 최소 1조에 웃돈 최소 3,000억원

KCFT 사례 적용하면 몸값 1.5조 가까이


두산그룹의 고강도 자구방안 중 핵심인 두산솔루스 매각은 스카이레이크와의 협상은 깨졌지만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분 51%를 6,000억원가량에 사겠다던 사모펀드(PEF)의 제안을 뿌리치고 공개입찰에 나선 상황이라 몸값도 덩달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두산 측은 두산솔루스 매각으로 8,000억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자구안을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 제출했다.

두산은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와 지분매각 협상을 벌여왔다. 스카이레이크 측이 산정한 기업가치는 1조2,000억원 수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지분(44%)과 ㈜두산의 지분을 더해 51%의 경영권을 6,000억원가량에 사겠다는 방안을 두고 막판 협상까지 갔다. 하지만 두산 측에서 가격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결국 공개입찰로 선회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두산솔루스 경영권의 가격은 이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두산솔루스의 매출액은 2,582억원, 영업이익은 382억원이었다. 몸값의 기준이 되는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동종업계인 일진머티리얼즈의 올해 예상 ‘시장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 21배를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1조500억원 정도가 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최소 3,000억원의 웃돈이 붙을 수 있다.

실제로 두산솔루스와 비슷한 사업구조와 매출규모를 가진 KCFT의 매각사례를 적용하면 몸값은 1조5,000억원에 근접하게 된다. 지난해 6월 SKC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KCFT를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몸값 산정의 기준이 되는 전년도 경영실적은 매출액 2,536억원, 영업이익 376억원으로 두산솔루스의 지난해 실적과 비슷하다. 상각전영업이익은 414억원이었다. 인수가격으로 역산한 EBITDA 배수는 29배에 달한다. 이를 적용하면 두산솔루스의 기업가치(EV)는 1조4,500억원까지 뛰고 지분 51%의 가격은 7,395억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

물론 몸값이 너무 고평가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C가 KCFT 인수를 발표할 당시 기준 지표는 지난 2018년 실적이었다. 올해 1월 1조1,900억원에 최종 인수를 마무리했는데 2019년 실적을 적용할 경우 인수가격에 적용된 EBITDA 배수는 13.5배로 급감한다. 1년 새 KCFT의 영업이익이 2배 가까이 증가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경영권에 얹어주는 웃돈이 줄어든 셈이다. SKC는 KCFT 인수 발표 이후 주가가 2배가량 올랐다.

관건은 두산솔루스가 KCFT처럼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지 여부다. SKC 인수 완료 이후 KCFT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27.4%, 영업이익은 66.1% 각각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두산솔루스 OLED사업부의 영업가치가 280억원, 동박·전지박사업부는 350억원으로 각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정·강도원·김상훈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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