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계엄령에 준하는 이동제한 조치 등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7일(현지시간) 일간 필리핀 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14일 밤 TV 연설에서 “군경에 사회적 거리 두기와 통행 금지 집행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면서 “그것은 계엄령과 같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나를 믿지 않으면 군경이 장악할 것”이라며 “국민이 선택하라”고 말했다.
해리 로케 대변인도 16일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를 포함한 루손섬에 대한 봉쇄령을 이달 말까지 연장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봉쇄령 위반자들이 계속해서 거리로 나올 경우 정부가 전면 봉쇄를 검토하리라는 것은 가짜 뉴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는 코로나19 발생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지역에 대해 오는 30일 이후 봉쇄령 해제를 조심스럽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너선 말라야 내무부 대변인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과 중부 비사야 제도, 북부 루손섬의 남동부 비콜 지방은 이미 봉쇄령을 해제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메트로 마닐라에 있는 만달루용시는 매주 월요일 모든 시장의 문을 닫아 소독작업을 벌이고 주민의 성(姓) 알파벳 첫 글자에 따라 1주일에 3차례만 장을 보러 갈 수 있도록 했다. A∼L은 수·금·일요일, M∼Z는 화·목·토요일이다.
필리핀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일 0시 현재 5,660명으로 동남아에서 가장 많다. 누적 사망자도 362명으로 집계됐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