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곤두박질쳤던 경기도 평택의 집값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입주 직전까지 마이너스 피에도 거래가 힘들었던 단지들이 입주 후 최근 두 달새 4,000만 원 가량 오르는가 하면 지제역 인근 분양권은 억대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최근 2년간 평택을 짓눌렀던 공급 부담이 덜어지는 데다 12·16 대책 이후 비규제 지역을 찾는 투자 수요가 일부 흘러들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이미 주요 지역이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평택이 나홀로 상승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평택 인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월 이후 신축 단지 중심으로 형성된 용죽지구와 지제역 인근 분양권을 중심으로 평택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평택시 용이동의 ‘평택비전에듀포레푸르지오’는 지난해 12월까지 전용 84㎡ 기준으로 3억 5,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3월 9일 4억 900만 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4월 들어서도 3억 9,000만 원에 거래돼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약 4,000만 원 가량 올랐다. 인근 단지인 평택비전푸르지오 전용 84㎡ 역시 고층 기준으로 지난해 12월까지 3억 1,700만 원 안팎에 거래됐지만 지난 3월 3억 7,000만 원으로 5,300만 원이 올랐다. 이달 들어서는 1층 매물이 3억 2,850만 원에 거래돼 지난해 고층 거래 가격을 넘어선 상태다.
신축 단지가 몰려있는 이 일대 단지들은 입주 직전인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마이너스 피가 붙었던 곳이지만 올 2월부터 본격적으로 분위기 반전했다.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평택 내 신축 아파트들은 84㎡ 기준 연초 대비 적어도 4,000만 원은 올랐다고 봐야 한다”며 “비규제 지역을 찾는 투자자들이 이미 어느 정도 오른 송도나 부천에서 평택과 오산으로 넘어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제역 인근에 짓고 있는 단지들은 분양권에 억대 프리미엄이 붙었다.
한편 한국감정원 기준 평택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2017년 8월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올 2월까지 31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가격 변동률은 -16.64%에 이른다. 평택 아파트값은 올 3월 들어 0.78% 반등하며 2년 반 동안 이어지던 하락세를 끊어냈다.
시장에서는 평택의 공급 과잉이 올해부터 해소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만 6,700가구였던 평택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7,054가구로 절반 이상 줄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2~3년간 이어졌던 공급과잉 부담이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빠졌던 가격을 회복했고, 여기에 가격 메리트가 커지면서 거래량 증가와 함께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며 “다만 서울과 경기도 내 가격 선도지역이 이미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지속적인 가격상승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수요자의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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