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오는 30일부터 11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중국산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배선 뭉치) 재고 부족으로 지난 2월 나흘간 공장 문을 닫은 지 두 달 만에 또 셧다운을 단행하는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3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총 11일 동안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르노삼성 노조의 한 관계자는 “1차로 10일까지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며 “상황에 따라 추가로 공장가동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르노삼성이 공장을 장기간 멈추는 이유에 대해 회사 측은 “‘가정의 달’을 맞아 휴일이 연속하면서 평일을 며칠 쉬도록 해 긴 연휴를 갖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 중단에 따른 일거리 급감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실제 르노삼성은 지난달 신형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시장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83.7% 증가한 1만2,000여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출은 같은 기간 57.4% 감소한 3,080여대에 그쳤다. 로그 생산물량이 크게 줄어들며 나타난 현상이다. 이달에는 아예 로그 생산이 종료되기 때문에 4월 부산공장의 수출 물량은 전달의 절반가량인 1,500대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노조 관계자가 언급했듯 수요 절벽으로 인한 추가 공장 가동 중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과 유럽 판매망이 사실상 멈추며 생산량 조절을 위해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쌍용차 역시 라인을 축소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 현상이 짧게는 2·4분기, 길게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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