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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옥 대표 "bhc치킨-삼성 닮은점은 '소비재'…고객 불만 매일 체크하죠"

[CEO&스토리-임금옥 bhc대표]

매출전표는 매일 안봐도 고객 건의 빠짐없이 녹취

'30년 삼성맨' 경험 살려 연매출 3,000억 돌파도

젊은 브랜드로 계속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

주말이면 홍대·가로수길 찾아 새로운 식당 다니죠

임금옥 bhc치킨 대표가 2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에 있는 bhc치킨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bhc치킨 본사에서 만난 임금옥 bhc치킨 대표는 소문난 ‘얼리버드’다. 그는 매일 오전5시에 하루를 시작한다. 그가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사내 게시판인 ‘신바람 광장’에 들어가는 것. 지난 2017년 삼성전자에서 bhc치킨으로 옮긴 후 빼놓지 않는 그의 아침 루틴이다.

“매일 아침 가맹점주가 올린 글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마 사내에서 실시간으로 가맹점주 건의사항을 확인하는 1등일 것입니다.”

bhc치킨은 최근 외식·치킨 프랜차이즈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임 대표는 “가맹점 수가 2013년 700개에서 지난해 1,450개로 2배가 된 것도 중요하지만 더 의미 있게 보는 것은 가맹점 연평균 매출”이라며 “연평균 매출은 2013년 1억4,000만원에서 지난해 4억6,000만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독립 6년 만에 매출 마의 벽 3,000억원 돌파 비결은=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bhc치킨의 성장 속도다. bhc치킨이 독자경영을 시작한 2013년에는 업계 7~8위에 그쳤던 순위가 2016년 교촌에 이어 2위까지 올랐다. bhc치킨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34% 증가한 3,186억원. 영업이익은 970억원으로 전년보다 62% 증가했다. bhc치킨은 독자경영을 시작한 2013년 이후 6년 만에 매출액 3,000억원 고지를 넘은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매출 3,000억원 이상은 ‘마의 벽’으로 통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공개서 등록 기준으로 3,600여개의 외식업 가맹본부 중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곳은 채 10곳도 되지 않는다. 매출 3,000억원을 넘는다는 것은 기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증명하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점주 매출이 올라가면 제가 신바람이 납니다. bhc치킨의 가맹점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228%로 가맹점 수 증가율(107%)을 훨씬 웃돕니다. 양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점주들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질적 성장이 가장 기분 좋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불황에서도 배달이 늘면서 1·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그동안의 인프라 투자가 빛을 발했다. bhc치킨은 지방의 열악한 8개의 물류 거점도 시설이 완벽히 갖춰진 물류센터로 모두 이전해 물류 품질을 개선했다. 현재 100여대의 배송차량을 운영하고 있는 bhc치킨은 아웃소싱이 아닌 자체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경기도 광주에 있는 중앙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직접 혹은 지역센터를 거쳐 제주도를 포함, 전국 가맹점에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고객 불만도 직접 들어…“삼성전자와 다르지만 닮은 꼴”=“매출전표는 매일 확인하지 않아도 가맹점주와 고객의 건의사항·불만사항은 매일 체크합니다. 심지어 고객 불만은 제가 직접 녹취를 들어볼 정도입니다.”

임 대표는 가맹점주의 글 속에 그들이 느끼는 현장의 목소리가 살아 있다고 믿는다. 그에게 가맹점주의 건의사항은 곧 교과서인 셈이다.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 가맹점주가 e쿠폰 정산 시스템에 대한 불편을 담은 글을 올렸다. e쿠폰의 경우 업계 결제 관행이 최대 55일로, 소비자가 이를 제시해도 점주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결제 시스템을 대폭 개선해 3일 이내에 결제가 가능해지도록 해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었다. 본사가 가맹점에 선지급하는 형식이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고객 주문에 응대하는 속도를 더 높일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어느 점주의 짧은 글에서 아이디어를 발견했다. 가맹점에서 치킨을 튀기는 튀김구는 6구인데 복날이나 수요가 몰리는 날은 튀김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내용이었다. 임 대표는 이를 듣자마자 곧바로 점주들을 대상으로 튀김구와 냉장고 수요조사에 들어갔다. 실제 피크시간대에 인프라 부족을 호소하는 점주가 많았다. bhc치킨은 지난해 가맹점 튀김구를 6구에서 10구로 교체했다. 교체 비용의 30%는 본사가 부담했다.



“삼성전자와 bhc치킨, 밖에서 보기에는 너무 다른 것 같지만 결국은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 있는 소비재라는 점에서는 닮았습니다.”

2013년 당시 프랜차이즈 업계는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었다. bhc치킨은 삼성전자 출신의 전문경영인인 박현종 회장과 임 대표를 영입해 새로운 조직문화를 이식했다. 박 대표가 먼저 bhc치킨으로 왔고 임 대표도 2017년에 합류했다. 임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20여년간 마케팅을 맡았다.

◇스테이 ‘영’…10대가 사랑하는 브랜드=bhc의 또 다른 별명은 사이드 메뉴 맛집이다. 혹자들은 겉은 바삭한데 치즈로 꽉 찬 bhc치킨 치즈볼을 먹기 위해 치킨을 시킨다는 우스갯소리까지 할 정도다. 2018년 선보인 ‘달콤바삭치즈볼’은 치킨 업계 사이드 메뉴 열풍을 주도하기도 했다. bhc치킨이 치킨 프랜차이즈도 사이드 메뉴 맛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치킨 업계 사이드 메뉴 열풍에 불을 지폈다.

임 대표는 회사 주위의 단골 냉면집을 자주 찾는다. 냉면집에 가면 ‘자연스럽게’ 냉면뿐 아니라 만두를 시키는 장면에서 사이드 메뉴 아이디어를 얻었다. 어떻게 하면 기존 치킨을 주문했을 때 추가 배달비와 같은 별도 비용 없이 가맹점 추가 매출과 이익을 늘릴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냉면과 만두가 그 답이었다. 햄버거를 시킬 때 감자튀김이 세트인 것처럼 치킨에도 ‘단짝’이 필요하다는 아이디어를 얻은 것. 치킨 업계 사이드 메뉴 열풍은 조금은 엉뚱한 곳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말 출시해 효자상품이 된 부분육 치킨 메뉴인 골드킹 콤보, 레드킹 역시 사소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아들이 치맥을 하자고 해서 우연히 동네 치킨집을 갔는데 아들이 날개를 시켰습니다. ‘치킨쟁이’인 만큼 왜 날개를 시키느냐고 물었더니, 닭다리는 부위가 커서 양념이 속까지 배지 않는데 날개는 어떤 집에 가도 대체로 맛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깨달았죠. ‘아, 치킨 부분육이 히트상품이 되겠구나.’”

bhc치킨은 ‘윙스타 시리즈’ ‘콤보 시리즈’ ‘오스틱 시리즈’ 등 3개 브랜드의 총판매량이 출시 이후 누적 140만개를 돌파했다. bhc치킨에 따르면 ‘윙스타 시리즈’가 월평균 30만개 이상 판매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bhc치킨은 부분육 시리즈 메뉴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2월에는 일부 경쟁 브랜드에서 부분육 관련 메뉴가 일시품절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워 향후 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상하고 있다.

◇10대가 가장 사랑하는 치킨 브랜드=bhc치킨은 치킨 브랜드 조사에서 10~20대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로 꼽힌다. 뿌링클의 인기는 10대 사이에서 선풍적이다. 임 대표는 “결국 젊은 브랜드, 젊은 세대가 어른이 돼서도 이용할 수 있는 브랜드가 돼야 생명력이 길다”며 “젊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 역시 항상 ‘스테이 영’,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그에게는 숙제 같은 것이다. 사내에서 그는 패셔니스타로 통한다. 스키니한 핏의 양복, 잘 닦인 갈색 구두, 와이셔츠 커프스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그저 편한 대로 하는 것이 없다. 마음도 젊어야 젊은 세대의 취향을 잘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주말이면 서울 홍대, 가로수길에서 새로운 식당을 찾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일주일에 닭요리를 다섯 번은 먹는 것 같아요. 일단 다른 브랜드에서 신제품이 나왔다고 하면 무조건 먹어봅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He is… △1960년 전남 △1983년 삼성전자 △2013년 삼성전자 상무(마케팅·영업·전략유통그룹장) △2013~2016년 넥센타이어 전무(한국 총괄) △2017년 8월 bhc치킨 부사장 △2019년 4월 bhc치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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