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례 실패한 뒤 온라인 신청도 안돼 직접 나왔는데, 오늘(6일)이 신청접수 마지막 날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 입은 중·저신용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긴급 대출 접수 마지막 날인 6일. 서울 종로구 서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부센터를 찾은 자영업자 김 모씨는 접수 예약을 겨우 마치고 나서 어디론가 바삐 전화를 했다. 정부의 1차 소상공인 지원 대출이 이날 중단된 사실을 현장에 와서야 알게 됐고, 주변 지인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김씨는 “이날까지 신청을 않으면 2차 지원때 까지 20여 일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현장에 와셔야 알게 됐다”며 “마감 기한을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이렇게 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거칠게 반발했다.
이날 서울중부센터에 새벽 5시에 줄을 서 1번 번호표를 뽑은 정 모씨 역시 “전날(5일) 온라인 접수를 위해 홈페이지에 접속했다가 6일이 접수 마지막 날인 걸 우연히 알았다”고 했다. 다행히 정씨는 새벽 5시부터 줄을 선 덕분에 ‘쉽게’ 접수를 마감했다.
소진공은 홈페이지에 ‘6일 오후 6시까지 코로나19 1차 정부금융지원이 마감된다’는 팝업 공지를 지난 4일에 띄웠다. 5일이 공휴일인 점을 감안하면 마감일 하루 전에 공지를 한 셈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 대출 신청을 겨우 하거나 못한 소상공인들은 앞으로 2차 예산이 나올 때 까지 20여일을 보릿고개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날까지 경영안정자금 신청을 하지 못하면 2차 긴급 대출신청까지 20여일을 기다려야 한다. 2차 예산을 받아 18일 접수를 시작하고 25일에나 심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출 금리가 뛴 것도 부담이다. 소진공 대출은 끝났고 시중은행에서 지원금리가 1.5%에서 3~4%대로 높아져 급전이 필요한 소상공인은 애가 탈 수 밖에 없다. 특히 7~10등급의 저신용 소상공인도 공공 기관을 벗어나 민간 은행 창구에서 대출을 받아야 해 지원 여부가 불안한 상황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달 18일 접수를 시작하는 2차 소상공인 금융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7등급 이하의 저신용등급 고객분들이 은행 창구에서 소외되지 않을지 가장 우려스럽다”며 “은행권의 부담을 덜면서도 저신용자의 소상공인 대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을 신용보증기금, 은행권과 함께 찾겠다”고 말했지만, 급전이 필요한 소상공인의 불안감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출 가수요 바람을 초기부터 잡지 못해 영세 자영업자만 막판까지 대출신청을 못해 더 힘들어 지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달 29일까지 소진공 긴급대출은 총 6만8,722건(7,228억원) 접수 돼 이 중 6만2,190건(6,546억원)이 지급됐다. 이 가운데 신용 4~10등급 소상공인에게는 5만8,592건(6,175억원)이 집행돼 전체의 94.2%를 차지했다. 소진공 관계자는 “저신용자 지원은 공공 영역에 가까운데 지원 양을 늘리기 위해 시중 은행으로 창구를 넓혀 자칫 질적인 부분을 놓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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