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넘게 거래가 묶였다가 풀린 원유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들이 국제유가의 급반등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하락했다. 또 실제 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고평가돼 거래되는 ‘과열 현상’이 재연되자 하루 만에 또다시 거래가 묶였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이후 처음으로 거래가 재개된 삼성레버리지WTI원유선물ETN은 이날 13.77% 하락했다. 또 QV레버리지 WTI원유선물ETN은 8% 오르는 데 그쳤으며 신한레버리지WTI원유선물은 41.94% 상승했다. 그나마 미래에셋 레버리지원유선물혼합ETN이 상한가를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12.34달러에서 5일 24.56달러까지 오르며 이 기간 동안 99%나 뛰었다. 그러나 이들 레버리지 ETN은 기초자산을 WTI 7월물로 교체한 상태여서 이를 감안하더라도 국제 유가 상승률에 비해 뒤진다. 7월물 WTI는 같은 기간 17.60달러에서 26.49달러로 50%가 올랐다. 이는 괴리율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 정지 직전 괴리율이 삼성레버리지ETN의 경우 448%에 달했다. 워낙 당시 고평가된 가격에 거래됐기 때문에 기초자산에 해당하는 국제유가가 그사이 많이 올랐어도 거래가격은 떨어져야 정상이다. 그럼에도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이날 괴리율은 269%에 달했다.
다른 유가레버리지ETN들도 마찬가지였다. 나머지 ETN들도 괴리율이 80~264%에 달했다. 거래소는 괴리율이 30%가 넘으면 3거래일간 거래를 중지한다는 규정에 따라 4개 레버리지ETN의 거래를 오는 12일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도 유동성 공급자인 증권사들은 사실상 가격 정상화를 위한 개입을 거의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미래에셋레버리지원유선물혼합ETN은 LP 물량이 동났다. 관련 절차를 거쳐 13일에야 추가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유가가 다시 오르자 또 비정상적인 가격에 투자자들이 사들이고 있다”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정상적인 거래가 요원하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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