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이 인도 공장에서 발생한 가스 유출 사고로 약 900억원의 피해 배상금을 지급하게 될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폴리스티렌(PS) 수지를 생산하는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는 7일 새벽 스티렌 가스가 누출돼 주민 1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 남부에 소재한 LG폴리머스인디아의 지난해 매출은 2,228억원이었다. LG화학의 석유화학부문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약 1.5%로 미미한 수준이다. 화학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전국 봉쇄 조치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었던 만큼 사고 자체로 인한 생산 차질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피해자에 대한 배상금 규모다. 공장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생산 차질에 대해서는 회사가 가입한 보험에 따라 보험금이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험으로 피해 배상금까지 지급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힌두스탄타임즈에 따르면 안드라프라데시주 주지사는 이번 사고로 인해 숨진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1,000만루피(약 1억6,000만원)를 보상한다고 밝혔다. 부상을 당해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 사람들은 100만루피(약 1,600만원)를, 병원에 입원한 경증 피해자는 10만루피(약 160만원)를 지원받는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도 정부의 요구액을 약 910억원으로 추산했다. 통상 양자의 합의가 한쪽의 요구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배상금은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조 연구원은 “1984년 인도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학사고 당시 피해 규모와 인플레이션을 고려해도 LG화학의 지급 비용은 그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이 있는 비사카파트남 주민 3,000여명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LG화학은 사고 직후 입장문에서 “공장의 가스 누출은 현재 통제된 상태”라며 “누출된 가스는 흡입으로 인해 구토와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어 관련 치료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LG폴리머스인디아는 1961년 설립된 인도 최대 폴리스티렌 수지 제조업체인 힌두스탄 폴리머를 LG화학이 1996년 인수한 뒤 사명을 바꾼 회사로, 66만㎡ 규모에 근무 직원은 300여명이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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