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50대 이상 퇴직자는 퇴직 후에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본인 혹은 배우자가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 연구센터는 이같은 내용의 생애금융보고서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을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보고서는 서울 수도권 및 5대 광역시에 거주자 중 주된 직장에서 퇴직해 국민연금을 받기 이전인 50대 이상 퇴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퇴직자의 절반이 40대 후반 50대 초반에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집계됐다. 퇴직 후 국민연금을 처음 받기까지 소득이 없는 기간인 소득 크레바스만 평균 12.5년이다.
이 기간을 버티기 위해 퇴직자들이 선택한 게 바로 재취업이다. 퇴직자 중 절반은 재취업(37.2%)이나 창업(18.9%)을 했다고 답했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퇴직 후에도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한 셈이다. 배우자도 절반 이상(58.6%)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퇴직자 중 36.4%는 일을 그만두면 당장 또는 1년 이내에 형편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걱정을 안고 살고 있었다.
재취업에 성공한 퇴직자의 64.5%는 이전 다니던 직장과 다른 분야에 재취업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기존 직무와 비슷한 곳에 재취업하려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었는데 안 됐다”며 “기존에 갖고 있는 경력이 꽤 많아도 크게 도움이 안된다”고 답했다.
퇴직자의 주요 걱정거리는 의료비용 증가 및 물가 상승, 자녀의 결혼비용이었다. 걱정거리를 해소하기 위한 활동으로는 저축이 제일 많이 손꼽혔다. 퇴직자의 35.3%는 ‘가능한 저축을 많이 한다’고 답했다.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을 줄인다고 응답한 비율은 20.3% 정도였다.
퇴직자의 대부분(72.4%)은 국민연금을 조기에 받거나 연기하지 않고 제때 받겠다고 응답했다. 국민연금을 받아도 대부분(92.1%)은 경제활동을 계속하겠다고 응답했다.
조용준 100년 행복연구센터장은 “퇴직자들이 노후자금 관리부터 자녀결혼, 부동산 활용, 간병·상속 대비까지 여러 이슈에 마주하게 된다”며 “전문적인 자산관리가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