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콘택트 센터 사업체 효성ITX(094280)는 전 거래일보다 9.3% 오른 1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한때 1만9,4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달 23일 1만7,850원을 기록한 데 이어 3주도 채 되지 않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또 다른 콘택트 센터 기업 이씨에스(067010)도 이날 1.5% 오른 4,290원으로 마감했다. 이씨에스 주가는 이달 초부터 13일까지 15.3% 뛰며 몸값을 높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전화 상담원 파견, 녹취시스템·교환기 설치 등 콜센터 구축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로나19가 ‘철 지난 사업’으로 여겨지던 콘택트 센터에 새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콘택트 센터 업계에서 코로나19는 불편한 단어처럼 여겨졌다. 가령 콘택트 센터 사업체 메타넷엠플랫폼은 코로나19로 자본시장 심리가 위축되면서 코스닥 상장 예정일(3월18일)을 2주가량 앞두고 상장을 철회해야만 했다. 상장 연기 결정을 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서 메타넷엠플랫폼이 운영하는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국 기준으로 총 16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은 온라인쇼핑몰·음식배달업체 등 ‘언택트 기업’이 특수를 맞으면서 오히려 콘택트 센터 업체에게 새 사업 기회를 열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언택트 사업체가 고객을 응대하려면 콘택트 센터의 서비스를 반드시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인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쇼핑 시장 활성화로 콘택트 센터 시장도 동반 성장 중”이라면서 “사양 산업으로 인식됐던 콘택트 센터가 코로나19 이슈로 성장 잠재력을 재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염병 확산 차단을 위해 콜센터가 1인 체제로 운영되는 것도 이들에게 호재다. 한솔인티큐브 관계자는 “구로 집단 감염 사태 이후 재택 근무형태의 콜센터 구축 수주가 일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호조는 지난 1·4분기 실적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콘택트 센터 서비스가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효성ITX는 올해 1·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17%씩 성장했다고 공시했다. 콘택트 센터 부문 매출이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비대면 거래 증가로 콘택트 센터 매출과 영업이익 지난해보다 각각 15.4%, 12.5% 성장했다”며 “온라인 성장에 따른 콘택트 센터 수요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콘택트 센터 구축 수요가 곧바로 실적으로 나타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 콘택트 센터 상장사 관계자는 “콘택트 센터 구축은 금액 단위가 커 고객사에게도 장기 프로젝트에 해당한다”며 “지금까지 사전 컨설팅과 문의는 늘어난 것은 맞지만 계약 등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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