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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저축은행도 사상 첫 0%대 예금 나왔다

대아저축은행, 6개월 정기예금 금리 연 0.9%로 인하

서울시내 한 저축은행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마저 0%대로 떨어졌다. 1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던 저축은행 상품이 0%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사상 처음이다. ★관련기사 10면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북 기반 저축은행인 대아저축은행은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9%로 내렸다. 한 달 전보다 0.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지난 3월 기준금리가 1.25%에서 0.75%로 인하된 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방경기마저 나빠지자 지역 기반 저축은행이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수신금리를 크게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오는 28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제로금리 시대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하면 시중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2금융권도 수신금리를 앞다퉈 보수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아저축은행이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0%대로 예금금리를 낮춘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역마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새 건전성이 후퇴했던 상황에서 주고객인 소상공인의 경영난과 잇단 기준금리 인하에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친 탓이다. 이런 악조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밀려들자 결국 대아저축은행이 금리 1%대 사수를 포기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6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경우 예치기간이 짧아 금융사가 금리를 높게 쳐주면 오히려 손해 보는 장사가 될 수 있는 상품”이라며 “경북 지역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피해를 입으면서 해당 지역 저축은행도 영업 타격을 고려해 서둘러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정기예금 금리를 낮추기는 했지만 6개월 만기 상품만큼은 1%의 마지노선을 지키며 버텨왔다. 올 들어 이들 저축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0~1.8% 사이에서 조정됐을 뿐 1% 아래로 떨어진 경우는 없다.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6개월 만기 상품의 경우 지난해 9월 1.72%에서 올 3월 말 1.5%까지 낮아졌다.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도 지난해 6월 말 2.48%에서 올 3월 말 1% 후반대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 리스크가 아직 금융권에서 본격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아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더 낮출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1금융권보다 상대적으로 고금리 혜택을 제공했지만 코로나19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 수신금리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저축은행마저 수신금리를 낮추게 되면 금융시장에서 1% 후반의 정기예금 상품을 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오는 28일 기준금리를 또 내리게 되면 저축은행을 비롯해 금융권 제로금리 시대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3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조정하자 시중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줄줄이 낮췄다. 현재 시중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50개 중 금리가 1% 미만인 상품은 절반에 달한다. 우리은행 ‘WON예금’은 0.55%, 하나은행 ‘리틀빅 정기예금’ 0.7%, NH농협은행의 ‘농부의마음 정기예금’은 0.75%의 금리를 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인하되면 금융권의 초저금리 시대는 현실이 될 것”이라며 “금융권뿐만 아니라 부동산 쏠림 현상이나 자본유출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금리 인하로 인한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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