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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마켓
자해냐 신의 한 수냐…홍콩 두고 끝까지 고민하는 트럼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무역합의·경제’ 대 ‘중국 때리기’ 이익서 저울질

NYT·WSJ 등 단계적·부분적 대응 가능성 거론

특별지위 박탈, 홍콩 구하기보다 희생자만 만들어

트럼프 “강한 조치”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안 돼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머릿속이 복잡할 듯합니다. 특별지위를 박탈하고 대규모 제재를 하면 될 것 같지만 정치라는 게 그렇지 않습니다. 11월 미국 선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홍콩의 특수성, 중국 지도부의 홍콩과 대만에 대한 집착을 고려하면 홍콩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를 정하는 것은 고차방정식 풀이에 가깝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이 자신의 선거에 도움이 될지를 두고 마지막까지 홍콩 특별지위 박탈 수위를 고민할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방향 정했지만 수위가 핵심…급부상하는 타깃 조치 가능성

방향은 정해졌습니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홍콩이 미국 법 하에서의 대우를 계속 보장하지 않는다고 의회에 보고했다”며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오늘날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죠. 의회도 중국에 대해서는 강경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수위입니다. 미국 내에서는 부분적·단계적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부분 제재로 미국이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을 해지하거나 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거론했습니다. 크게 문제가 없는 사안부터 할 수 있다는 거죠.

전반적으로 제재를 하더라도 그 기간을 1년에 걸쳐서 할 수 있다는 예측도 했고요. 거꾸로 비자 면제 프로그램만큼은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자 사설에서 경제적 문제를 고려해 중국 관리에 대한 표적 제재가 어떠냐는 식의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매우 낮은 수준의 제재지요.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박탈이 실질적으로 미국에 도움이 되느냐는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부분적·단계적 조치는 강력한 대응에 대한 국내외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고 대선 때까지 추가로 시간을 벌어줍니다. 잘 하면 무역합의도 지키고 중국 때리기라는 명분도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홍콩의 야경. 미국 내에서는 워싱턴포스트(WP)조차 신중한 대응을 주문할 정도로 홍콩의 특별지위 완전 박탈에 부정적이다. 중국 지도부 입장에서는 국제금융도시로서의 홍콩의 위상은 핵심 이익이 아니며 홍콩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시 미-홍콩 무역거래에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 등 주요 매체는 부분적, 단계적 조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어떻게 하든 미 대선에 영향…고강도 조치시 美 손실도 커

좀 더 자세히 보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홍콩에 대한 강력한 조치의 장점은 인권이라는 대의를 얻고(물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권은 매우 부수적 요소입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내 반중 정서를 고려해 중국 때리기로 선명성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단점으로는 무역합의를 잃고 경제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도 선거에는 치명타입니다. 리커창 총리가 홍콩 보안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무역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성의를 보였음에도 미국이 강하게 나온다면 중국도 굳이 무역합의를 지킬 이유가 없습니다. 안 그래도 울고 싶었는데 미국이 뺨을 때려주는 격이죠. 우리는 합의를 지키려고 했는데 미국이 먼저 신의를 깼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도 됩니다.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과 홍콩의 연간 무역규모는 380억달러고 미국 기업들의 아태 지역본부가 주로 홍콩에 있습니다.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전면 박탈이 중국 정부에 큰 타격이 되느냐도 논란거리입니다. “홍콩을 처벌할 때 홍콩을 구하기는커녕 홍콩을 희생자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니”라는 말은 지금의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홍콩의 금융중심지로서의 위상 약화는 중국 정부에 손실이기는 하지만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핵심 이익이 아닙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그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대중 강경조치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무역합의와 경제를 중시하는 인사들의 견제를 받을 수 있으며 국무부의 홍콩에 대한 자치권 판단이 후속 조치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다. /로이터연합뉴스


NYT “美 스스로 자해할까?”…트럼프 결심따라 전세계 휘청

정리하면 지금으로서는 홍콩 보안법에 대한 전면적인 조치는 단점이 적지 않습니다. 앞뒤 안 재고 고강도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상황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겠죠. 칼을 한 번에 다 뽑기보다 조금씩 뽑는 것입니다. 그래야 상황을 되돌리기도 쉽죠. 앞서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합의와 경제, 중국 때리기 사이에서 무엇이 자신에게 정치적 이득이 될지 끝까지 고민하는 모양새입니다.

NYT는 홍콩에 대한 조치를 두고 “미국이 스스로를 해치는 위험을 질까?”라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미국의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고 한 것처럼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 몫입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그동안 홍콩 인권문제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불확실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이것이 자해가 될 수도, 재선의 길을 앞당기는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결과는 미중 관계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 동아시아에 극심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조치”를 언급했다고 해서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여기에서 ‘강한’의 의미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아닌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생각입니다. 그의 평소 수사법을 감안해야 합니다. 부분적 단계적 조치를 하고도 “강한 조치”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게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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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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