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034220)의 시장성 자금조달 비용이 치솟고 있다. 올해 영업손실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용리스크까지 겹쳐 투자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8일 사모시장에서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발행금리는 3.4%로 자기등급(A+) 회사채 민평금리 1.769%를 크게 웃돌았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갚아야 하는 회사채는 총 4,100억원 규모다. 이달 7일 만기가 돌아온 700억원어치 회사채는 이미 현금으로 상환했다. 2015년 발행 당시 금리는 2.3% 수준으로 이번 사모채 발행금리보다 1.1%포인트나 낮았다. 다음달 2일 만기가 돌아오는 1,900억원 규모 회사채의 경우에는 2.02%였다. 최근 몇 년 동안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이자 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공모채 시장에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래로 연간 1~2차례 시장을 찾아 5,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조달해갔다. 그러나 최근 재무안정성이 크게 악화하면서 1년 새 신용등급이 두 단계나 떨어졌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이어서 추가 강등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A급 기업들에 대한 시장 수요가 충분히 돌아오지 않은 가운데 펀더멘털 이슈가 있는 기업들은 더더욱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유통시장에서의 금리도 크게 높아지는 등 개별기업의 신용리스크까지 불거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사는 2017년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확대하면서 차입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최근 3년간 LG디스플레이의 평균 설비투자(CAPEX) 규모는 7조3,000억원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3조9,000억원을 크게 초과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2조2,525억원에서 10조660억원으로 불어났다. 부채비율도 94.6%에서 184.9%로 치솟았다.
당분간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기관들의 투심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다. 증권가는 LG디스플레이의 영업손실이 올해 약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TV패널 공장들이 위치한 중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반사 수혜를 기대했다. 수요 대비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으로 번지면서 주 소비지역인 유럽과 미국의 수요가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한 기관투자가는 “투자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며 “회사채 발행 때 높은 금리를 주지 않는 이상 투자수요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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