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석 달 만에 최고치 수준으로 올라섰다. 홍콩보안법 이슈가 미중 무역협상 파기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자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세를 확대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2·4분기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재확산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지속된 상승세라는 점에서 여전히 증시 고평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5%(35.48포인트) 상승한 2,065.08로 장을 마감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이 시작되면서 증시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 3월5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735.72를 기록해 올 들어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이날 원·달러 환율이 1,225원으로 전장보다 13원50전이나 하락하면서 외국인은 1,089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 역시 3,26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4,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쏟아내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애초 이번 달 증시는 미중 갈등 심화에 따라 ‘중립 이하’의 장세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단기간 상승 폭이 컸던 탓에 고평가 논란까지 수면 위로 떠올라 단기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6월 첫날 증시는 증권가의 예상을 비켜나갔다. 홍콩보안법 제정에 따른 미국의 제재가 무역협상 파기로 이어지지 않고 홍콩에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업종과 종목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이끄는 ‘순환매 장세’로 진행된 것도 지수 상승의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업종 지수 중 상승률 상위에는 비금속광물·증권·은행·운송장비 등 ‘언택트’ 업종에 비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덜했던 업종들이 이름을 올렸다. 증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지수는 일부 증권사들이 제시한 지수 상단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주 코스피 밴드 상단을 2,040~2,050으로 내다봤다. 나정환 DS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재확산과 기업 실적 악화 우려가 여전하고 미중 갈등도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다”라며 “아직은 보수적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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