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흑인 사회와 함께한다.”
미국 음반 산업이 2일 하루 동안 멈춘다. 미국에서 백인 경찰에 의해 비무장 흑인이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비욘세, 테일러 스위프트,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 등 인기 팝스타들도 이 사건으로 불거진 인종차별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몇몇 스타들은 미국 전역에 번진 항의 시위에 직접 참가하고 나섰다.
31일(이하 현지시간) 빌보드 등 외신에 따르면 많은 음반사와 아티스트들은 2일을 ‘블랙아웃 화요일’(Blackout Tuesday)로 명명하고 모든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무장하지 않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눌러 숨지게 한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시작된 운동이다.
미국의 다수 음반사와 가수들은 “책임감과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긴급한 조치를 할 때 우리와 함께해달라”며 “2일 화요일은 직장과 단절하고 지역사회와 다시 연결하는 날”이라는 성명을 공유하고 있다. ‘TheShowMustBePaused’(쇼는 중단돼야 한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게재된 해당 성명은 “문화의 문지기로서,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함께 모이는 것뿐만 아니라 상실하는 동안 서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컬럼비아 레코즈를 비롯해 스포티파이, 캐피톨 레코즈, 애틀랜틱 레코즈, 라이브 네이션 등 음악 관련 회사와 프로듀서 퀸시 존스, 라디오 쇼 진행자 에브로 다든 등 아티스트들이 이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쇼는 중단돼야 한다' |
팝 가수들도 이번 사건에 대한 항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비욘세는 SNS를 통해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대낮에 살해행위를 직접 목격했다. 더는 외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한 것으로 잘 알려진 가수 할시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시위에 참여해 겪은 일을 본인의 SNS에 공유했다. 그는 “시위대는 평화로웠고 손을 들고 있었지만 경찰은 군중을 향해 고무탄을 발사했다”며 그 역시 두 발을 맞았다고 전했다. 할시는 이튿날 산타 모니카 시위에도 가담했다.
래퍼 겸 배우 닉 캐넌은 조지 플로이드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인 “Please I Can‘t Breathe”(숨을 못 쉬겠어요)라고 적힌 상의를 입고 지난달 29일 미니애폴리스 시위대와 함께 행진했다. 이 외에도 영국 출신 가수 영블러드, 래퍼 제이 콜, 머신 건 켈리 등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가수 박재범이 이끄는 힙합 레이블 하이어뮤직이 ‘블랙아웃 화요일’에 참여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앞서 하이어뮤직은 SNS에서 가수 비의 사진과 함께 박재범, 식케이, 김하온 등을 언급해 이들이 협업곡을 오는 2일 오후 6시에 공개한다고 했지만 “소속 아티스트 및 임직원은 2일 예정돼 있던 곡의 발매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보이그룹 갓세븐 마크, 밴드 데이식스 제이, 싱어송라이터 크러쉬 등 국내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은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비와 가족들의 소송 비용 등을 위해 만들어진 펀드에 기부를 했다. 이 밖에도 걸그룹 모모랜드 낸시, 주이, 아인 등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미니애폴리스의 연대와 함께한다는 사진을 올렸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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