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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팬티'는 잊어라...젊은수장 맞은후 달라진 쌍방울

42세 김세호 대표 4월 취임 이후

직접 유튜브 출연 공격적 마케팅

마스크 사업 투자 등 변화 이끌어

남영비비안까지 인수해 덩치 키워

국내 토종속옷 부활 이끌지 관심

한때 전북을 대표하는 야구단과 청바지 브랜드 ‘리(Lee)’까지 보유하며 승승장구했던 쌍방울은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부도가 나 여기저기 팔려 다니기 바빴다. 회사의 이미지도 트렁크를 입는 아저씨 속옷으로 굳어져 갔다. 변화와는 거리가 멀었던 쌍방울이 지난 4월 신입사원 출신인 42세의 김세호 대표를 취임시키며 모험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자사 온라인몰을 구축했고 코로나19로 매출 효자 상품이 된 마스크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증권가에선 일본 불매운동의 애국 테마주로 묶였다. 급기야 자신보다 컸던 남영비비안까지 인수해 덩치를 키운 쌍방울이 씨가 말라버린 국내 토종 속옷 기업으로서 부활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세호 쌍방울 대표 등 쌍방울 그룹의 CEO들이 유튜브에서 마스크 생산 등에 대한 다짐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제공=쌍방울




◇대표가 유튜브에…대표도 기업도 젊어진다=“국민의 안전한 호흡을 책임지는 마스크를 만들겠습니다.” 지난 1일 김세호 대표가 출연한 쌍방울 그룹의 유튜브 동영상은 시작부터 화제를 모았다. 다소 과장된 억양으로 인상을 남긴 김 대표의 영상은 의외로 중독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쌍방울의 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속옷 업계 관계자는 “회사들이 오래되다 보니 직원 평균 연령도 오래되고 변화를 할 수 없는 조직이 돼버린 게 국내 속옷업계의 현실”이라며 “김 대표가 취임하면서 쌍방울이 변화가 눈에 띈다”고 귀띔했다.

과감한 투자도 회사의 활기를 보여준다. 쌍방울은 익산시 국가산업단지에 약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해 마스크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쌍방울과 남영비비안은 3D 및 2D 마스크 설비 25기, 덴탈마스크 5기를 도입해 이달부터 본격가동을 시작, 연말까지 발주물량 납품에 주력할 방침이다. 쌍방울 관계자는 “연간 4억 장의 마스크생산을 목표로 코로나19 등에 따른 시장변화에 신속히 대응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쌍방울 온라인몰 트라이샵/사진제공=쌍방울




◇시장 옆 가두매장 뛰어넘는 온라인 강화=쌍방울의 가두 매장은 주로 시장 옆 등 오래된 거리있는 노포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래된 기업답게 대리점 등도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상생의 역사지만 쌍방울의 이미지를 가두는 역할을 한 것이 가두 매장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쌍방울은 지난해부터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쌍방울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롯데아이몰, GS홈쇼핑 등 종합몰과 쿠팡, 티몬, 11번가와 같은 소셜커머스 및 오픈마켓에 입정해 온라인 유통망 다각화를 진행해 올해 1·4분기 온라인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 취임 이후 젊은 층을 겨냥한 B2C 몰인 ‘트라이샵’을 지난 5월 1일 오픈했다. 자사몰 구축은 다른 패션업계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쌍방울로서는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쌍방울 관계자는 “자사몰 트라이샵 뿐 아니라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커머스에서도 판매를 확대해 가고 있다”며,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남영비비안 또한 공식 온라인몰 리뉴얼을 통해 온라인 비즈니스 활성화에 나섰다. 자사몰 내 카테고리를 재정비하고 오픈 마켓 등 다양한 판매 채널을 확보해 소비자의 편리성과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쌍방울과 비비안의 시너지, 새로운 출발=한 식구가 된 쌍방울과 남영비비안은 각종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실험에 돌입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쌍방울과 남영 비비안이 손잡고 개설된 ‘란제리 클라쓰’다. 쌍방울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속옷 정보를 제공하고, 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쌍방울그룹 매거진 맥앤지나도 쌍방울과 남영비비안이 합작해 만들고 있다. 쌍방울 관계자는 “아직까지 컬래버 제품 출시 등은 기획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다양한 협업을 통해 두 브랜드 모두 가치를 끌어 올리기 위한 작업을 천천히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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