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3위 사업자인 딜라이브의 인수전에 통신 업계가 모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017670)의 경우 딜라이브 매각 주관사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협상을 진행 중이며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도 인수의향서(LoI) 제출 여부를 검토 중이다.
KT 관계자는 “LOI를 제출하지 않았다”라면서도 “자료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통신 3사의 케이블TV 인수전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유료방송 시장 ‘알짜’ 매물로 꼽히는 현대HCN의 예비 입찰에도 SKT와 LG유플러스, KT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까지 모두 참여한 바 있다. 현대 3사는 현대HCN의 실사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을 거쳐 오는 7월 중순경으로 예상되는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지을 예정이다. 이밖에 또 다른 케이블TV 사업자 CMB 역시 매각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잇따라 매각에 나서는 이유는 유료방송 시장의 무게추가 인터넷TV(IPTV) 중심으로 기울어졌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IPTV를 보는 이용자가 50%를 돌파했다. 케이블TV 가입자는 꾸준히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동통신 업계 입장에선 케이블TV M&A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의 장악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1위는 31.52% 점유율(올해 하반기 기준)을 기록한 KT·KT스카이라이프다. 뒤를 이어 △LG유플러스·LG헬로비전(037560) 24.91%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24.17% 순이다. 케이블 TV 주요 업체인 딜라이브(5.98%)·CMB(4.58%)·현대HCN(3.95%) 인수합병 여부에 따라 지위를 공고하게 하거나 순위를 뒤집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매각 가격을 둘러싸고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딜라이브의 경우 매각을 주도하는 채권단에서 당초 1조원 이상을 원했지만 기업 가치 수준을 9,000억원 수준으로 낮춘 바 있다. 현대HCN 역시 입찰 과정에서 통신 3사가 바라보는 가치와 격차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의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과거 가격 기준이라면 통신 업계와 의견이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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