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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빅테크, 금융 중심에 진입...전통 금융, 생존방식 바꿔야”

[금융발전심의회 모두발언]

"코로나로 완화한 규제, 정상화 방안 선제 고민 필요"

은성수(오른쪽) 금융위원장이 11일 서울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1일 “금융사가 혁신의 주체가 되기도 하지만 빅테크 기업 등 비금융사가 혁신을 주도하고 금융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 모두발언에서 “기존에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권 내 또는 금융업권간 경쟁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금융산업과 빅테크와의 경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디지털 혁신의 가속화는 자금공급자와 자금수요자를 직접 연결하는 등 자금중개자로서 금융회사의 존재를 옅게 만들고 인간없는 금융서비스 공급을 나날이 확대시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혁신이 금융에 가져올 위험과 기회요인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답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저금리 현상에 대해 은 위원장은 “경험해보지 못한 초저금리 시대에 금융사의 전통적인 수익모델이 통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예대마진, 자산운용 수익률로 지탱했던 금융사의 생존방식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이런 상황에서 감독방식은 어떻게 변화해 나가야 할지 지혜를 모아야겠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기업이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평가하는 ‘과거 지향적 금융’에서 앞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을 평가하는 ‘미래 지향적 금융’으로 전환해 나가는 것은 앞으로도 금융부문의 중요한 지향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이 기업의 과거 매출만 보고 대출을 결정하는 것에서 성장 잠재력을 내다보고 대출을 해주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금융이 실물경제의 혁신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 위원장은 “구조적 잠재성장률 저하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경제는 세계시장을 선도할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절실하다”며 “의료, 바이오, 비대면 교육 등 비교우위가 있는 미래 성장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을 선별하고 혁신과 도전을 뒷받침하는 금융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19로 금융규제가 완화된 가운데, 이의 정상화에 대해 선제적으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의 예대율,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등 금융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이런 한시적 조치들의 정상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상화 과정에서는 불가피하게 경제주체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기업과 가계는 대출을 상환해 나가야 하고 금융회사의 규제준수 비용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 위원장은 “아직 이르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정상화 시기, 속도, 방식에 대한 선제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상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부담을 어떻게 최소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필요한 준비를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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