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다국적제약사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지역 18개 제품의 특허와 판권을 인수한다. 기존 항암제 등 바이오시밀러 중심에서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 치료용 합성의약품으로 제품군을 넓히며 글로벌 종합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관련기사 14면
셀트리온은 11일 다케다의 아태지역 ‘프라이머리케어’ 사업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인수금액은 3,324억원이며 인수주체는 셀트리온의 싱가포르 자회사다. 이번 계약으로 셀트리온은 한국과 태국·대만·홍콩·마카오·필리핀·싱가포르·말레이시아·호주 등 9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다케다의 전문·일반의약품 브랜드 18개 제품의 특허와 상표·판권을 모두 확보한다. 셀트리온의 한 관계자는 “기업결합신고 등 각 지역 관계당국의 승인 과정을 거쳐 올해 4·4분기 안에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만성질환치료제로 포트폴리오 강화…11조 시장 공략 포석>
셀트리온, 첫 대형 M&A
네시나(당뇨신약)·이달비(고혈압) 2027년까지 특허 보장
셀트리온이 다케다의 18개 제품을 품으면서 바이오시밀러에서 합성의약품으로,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에서 만성질환 치료제로 포트폴리오가 대폭 두터워질 전망이다. 특히 2030년 1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당뇨·고혈압 치료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안정과 성장을 동시 노리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1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이번 계약으로 한국 등 9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다케다의 전문·일반의약품 브랜드 18개 제품의 특허와 상표, 판권이 모두 셀트리온에 귀속된다. 주요 전문의약품에는 당뇨병 신약 ‘네시나’와 ‘액토스’, 고혈압치료제 ‘이달비’, 일반의약품 중에서는 감기약 화이투벤과 구내염치료제 알보칠이 포함됐다. 특히 네시나와 이달비는 각각 2026년, 2027년까지 물질 특허로 보호받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18개 제품의 2018 사업연도 매출은 약 1억4,000만 달러(한화 약 1,700억원)다. 지난해 아태 지역 당뇨병과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각각 3조원과 2조7,600억원 규모로 2030년에는 11조원까지 시장 규모가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셀트리온이 첫 대형 인수합병(M&A) 대상으로 다케다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국내 당뇨 및 고혈압 환자는 1,700만명에 달하고, 만성질환을 3개 이상 보유한 환자도 전체 고령인구의 60%를 넘어서는 등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다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군 인수를 통해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 올라서는 성장 교두보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만성질환은 대부분 다국제약사들이 과점구도를 형성했지만 셀트리온의 이번 인수로 국산화의 계기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셀트리온은 화이투벤 등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일반의약품 제품군을 통해 소비자시장(B2C) 인지도 향상도 기대하고 있다.
18개 제품의 판매는 지역내 영업망을 갖춘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맡는다.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당분간 다케다 제조사가 생산하되 앞으로 기술이전을 거쳐 셀트리온제약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생산시설에서 이번에 인수한 주요 제품이 만들어진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연구개발(R&D) 역량을 토대로 개량신약과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미국과 글로벌 조달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다케다는 지난 2018년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기업인 샤이어를 7조엔(약 70조원)에 인수한 이후 재무개선 차원에서 비주력 사업부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 3월 러시아 지역 내 비핵심 자산을 스타다에 6억6,000만 달러에 매각했고, 중동·아프리카 지역 내 비핵심 자산은 아시노에 2억 달러에 팔았다. 또 지난해 7월 안구건조증 신약 ‘자이드라’를 노바티스에 매각했다. /임진혁·이주원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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