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까딱하면 불매운동 휘말린다"…인종차별 논란 긴장하는 美 기업들

'BLM' 구호 티셔츠 입으려는 직원들 많아

이에 대한 지침 정하는 데 기업들 애먹어

미국인 37% "인종문제 방관 기업, 보이콧해야"

안면인식 기술도 더이상 경찰에 제공안돼

스타벅스 직원들이 착용을 시도한 ‘BLM’ 티셔츠./UPI연합뉴스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여 보이콧(불매운동)을 당할 수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이번 시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도 티셔츠 지침에 인종차별 논란

1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스타벅스는 보이콧에 직면했다. 인종차별 반대시위 구호인 ‘Black Lives Matter(BLM·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가 적힌 티셔츠나 핀 등을 착용하길 원하는 직원들의 요청에 대해 회사 측이 복장 규정에 어긋난다는 지침을 내리면서다. 매장 매니저들은 BLM이란 문구가 잠재적으로 폭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회사로부터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가 인종차별주의적인 고객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비꼬는 트윗./트위터 캡처


스타벅스의 이 같은 지침이 알려지자 트위터에선 스타벅스에 보이콧해야 한다는 글이 잇따랐다. 한 트위터 유저는 스타벅스가 인종차별주의적인 고객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스타벅스로서는 인종차별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더욱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8년 4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내 스타벅스 매장에선 경찰관 6명이 자리에 앉아 있던 흑인 남성 2명에게 다가가 곧바로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매장에 앉아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진 것이다. 당시 주변 손님들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수백만 뷰 조회됐으며 일부 고객들은 해당 매장을 문 닫게 하라며 분노했다. 매장 앞에서 커피 사 먹지 말라며 1인 시위를 벌이는 주민도 나왔다. 결국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케빈 존슨이 봉변을 당한 고객들을 직접 만나 사죄했다.



미국인 다수, 기업의 시위 입장 밝히길 원해

스타벅스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인종차별 반대시위에 대한 기업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길 원하는 미국 사회의 요구와도 맞물려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PR회사인 에델만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소비자들은 유명 브랜드들이 미국 사회의 편협함과 억압에 대응해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 시위자가 팻말을 들고 인종차별 반대시위에 참여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특히 응답자의 약 60%는 이번 인종 차별 시위에 대한 각 기업의 입장을 보고 불매운동을 하거나 구매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37%는 인종 불평등에 방관하는 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위해 가족이나 친구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56%의 응답자는 기업이 인종차별에 대한 도덕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이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종 차별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나왔다. 응답자의 60%는 유명 브랜드들이 인종 불평등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했고, 57%는 대중을 대상으로 인종차별 교육을 해야 한다고도 답했다.





애플도 유튜브도 인종차별 개선 기금 내놨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 부응해 미국 기업들은 인종차별 개선을 위한 행보에 속속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1일 인종차별을 없애기 위해 1억달러(약 1,200억원)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인종 평등과 정의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며 “상황은 변해야만 한다. 애플은 그 변화를 위한 힘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애플이든 이 사회의 어디서든 변화의 부담이 소수자에게 지워져서는 안 된다”며 “이는 구조적 변화를 위해 권력이 있고 영향력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지워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AFP연합뉴스


애플은 이에 따라 흑인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에 지원을 확대하고 사법개혁을 위해 노력해온 비영리 단체에도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흑인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위한 캠프를 만들고 흑인이 소유한 공급업체와 더 많은 관계를 체결할 방침이다. WSJ은 이번 이니셔티브는 애플이 인종 문제와 관련해 실시하는 첫 투자라고 설명했다.

구글의 유튜브 역시 1억달러를 들여 흑인 창작가와 예술가의 목소리를 더 적극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수잔 워치스키 유튜브 CEO는 성명을 통해 “유튜브는 흑인 창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인종차별로부터 보호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혐오 영상에 대한 조치가 느리다는 비판과 관련해 플랫폼에서 혐오 콘텐츠를 삭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찰이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잇따라 안면인식 기술을 경찰에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도 이 같은 사회적 변화의 일환이다. IBM,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 같은 방침을 밝힌 상태다. 얼굴인식 기술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신원을 파악하는 것으로 범죄자 체포 과정에서 유용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인종적 편견 때문에 오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미국 시민단체가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원들의 사진을 경찰의 범죄자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한 결과 의원 80명 중 26명이 범죄자로 잘못 판정됐으며 이중 절반은 유색인종이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