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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中 '시스템반도체 굴기'.. 삼성의 '미래비전' 겨눈다[양철민의 인더스트리]

하이실리콘 인력.. 최근 칭화유니그룹 자회사 유니SOC로 이직

화웨이는 사실상 국영기업.. 칭화유니그룹은 칭화대가 최대주주

유니SOC 주요 경영진 화웨이 출신이라는 점에서 양측 '밀월' 가능성

파운드리·AP 등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육성 전략 차질 불가피

스티브 추 유니SOC(칭화유니그룹 자회사) 최고경영자. 추 대표는 하이실리콘 최고전략책임자(CSO) 출신이기도 하다.




도광양회(韜光養晦). 중국이 미국의 서슬퍼런 제재 속에서도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위해 칼 빛을 감춘 채 힘을 기르고 있다.

다름 아닌 미국 제재로 성장판이 닫힌 ‘화웨이’를 대신해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유니SOC’를 육성하며 시스템 반도체 실력을 키우고 있는 것. 실제 칭화유니그룹은 화웨이 출신이 주요 경영진에 자리한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자회사 유니SOC로 기술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유니SOC는 퀄컴, 삼성전자(005930), 미디어텍 등 주요 업체들처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5G통신 통합칩 생산 기술을 보유하는 등 중국 반도체 굴기의 차세대 선봉장이란 평가를 받는다.

중국의 계속되는 시스템반도체 육성 정책으로 2030년 시스템 반도체 부문 1위를 목표로 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 2030’ 또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이 벼려 온 칼날이 미국 뿐 아니라 한국도 겨냥할 수 있는 셈이다.

16일 디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의 팹리스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상당수 인력이 최근 유니SOC로 이직했다. 유니SOC는 5G통신 통합 AP인 ‘T7520’ 등을 생산 중이며 지난 2017년 IC인사이츠 선정한 세계 ‘톱10’ 팹리스 업체 중 10위에 이름을 올린 중국 내 2위 팹리스 업체다. 2018년 매출액은 16억 달러 규모이며 현재는 하이센스 등 보급형 스마트폰 제조 업체에 5G용 AP를 납품 중이다. 현재 오포나 비보 등 자국 스마트폰 업체를 주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유니SOC 홈페이지.


다만 칭화유니그룹이 지난 2013년 중국내 팹리스인 스프레드트럼과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 이후 유니SOC의 기술력도 빠르게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특히 유니SOC는 T7520을 TSMC 측에 6나노 공정 기반으로 생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퀄컴·애플·하이실리콘 등 5나노 공정 기반 칩이 주력인 선두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다.

중국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 4·4분기부터 하이실리콘의 TSMC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이용이 제한됨에 따라 유니SOC로의 인력 유출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하이실리콘은 지난해 글로벌 AP 시장에서 11.7%의 점유율을 기록한 글로벌 ‘톱5’ 업체라는 점에서 관련 인력 수급시 빠른 기술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AP와 같은 팹리스 분야는 첨단 장비 및 운영 노하우 중심의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기술 노하우를 보유한 핵심 인력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칭화유니그룹 로고.




화웨이 로고


특히 화웨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2019년 기준 20.3%)라는 입지를 기반으로 AP 분야에서 퀄컴을 맹추격 중이라는 점에서 중국 입장에서는 화웨이의 자리를 메울 자국 업체 육성이 필수다. 시장조사기관 시노리서치에 따르면 하이실리콘은 올 1·4분기 중국 내 AP 시장 점유율 43.9%를 기록해 퀄컴(32.8%)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중국이 화웨이의 기술력을 유니SOC에 이전하는 방식으로 다시한번 시스템 반도체 굴기에 나설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스티브 추 유니SOC 최고경영자(CEO)가 하이실리콘 최고전략책임자(CSO) 및 화웨이 부사장 출신이라는 점과, 에릭 조 유니SOC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화웨이 출신이라는 점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더한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한 사실상의 국영기업으로 분류되며,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칭화대가 지분 100%를 소유한 칭화홀딩스가 최대주주인 국영기업이라는 점에서 중국 당국의 의지만 있다면 가능한 조합이다. D램이나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AP나 신경망처리장치(NPU)와 같은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는 중국의 기술력이 세계 정상급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 평택 EUV 라인.


이 같은 중국의 시스템 반도체 굴기는 삼성전자에게 적잖은 위협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 제재에 따른 TSMC와의 거래 제한에 대비해 자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의 기술 고도화를 지원 중이며 유니SOC 외에도 다양한 팹리스를 육성 중이다. 파운드리는 삼성전자가 업계 1위 TSMC를 맹추격 중인 분야로 SMIC가 자국 기업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할 경우 삼성전자의 고객사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BOE 창업주 왕둥성 회장이 설립한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제조 업체 에스윈이 최근 장원기 전 중국삼성 사장을 부회장급으로 영입한 것 또한 삼성전자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다. DDI는 삼성전자가 30% 가량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디스플레이 업체는 DDI를 패널에 부착 후 스마트폰 업체에 납품하고 있어 BOE·CSOT의 디스플레이 업체 및 화웨이·비보·오포·샤오미 등 스마트폰 업체를 보유한 중국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이럴 때 일수록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 특유의 ‘초격차’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관련 대국민 사과와 함께 ‘뉴삼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유니SOC가 한국의 AP 기술력을 따라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전망이지만 하이실리콘 인력을 대거 충원할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며 “메모리 반도체에서 고전 중인 칭화유니그룹이 시스템 반도체에 얼만큼 힘을 쏟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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