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제품·서비스를 만들고도 광고·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기업들과 모바일로 광고를 접하는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애드테크(광고와 기술의 결합)’가 필요합니다. 광고주와 광고매체를 기술적으로 연결하는 고효율 플랫폼으로 해외 시장을 넓히겠습니다.”
광고 솔루션 기업 게임베리의 임형철(29·사진) 대표는 17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외 수많은 애드테크 기업들이 광고효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게임베리가 지난 2017년 내놓은 광고 플랫폼 ‘정글엑스’는 배너, 동영상 광고가 깔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웹사이트 등 수많은 매체를 미리 플랫폼과 연결해 광고주가 원하는 매체에 자동으로 광고를 송출시키는 광고 네트워크다. 광고주나 매체들이 플랫폼 코드만 심어놓으면 광고주가 요청하는 매체 유형대로 앱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방식이다.
임 대표는 “광고주가 수천개의 웹·앱을 물색하거나 매체가 광고주를 찾아 일일이 영업해야 하는 비효율을 기술적으로 없애는 것”이라며 “광고 데이터 최적화 기술로 투자 대비 광고 수익률을 높이면서 해외 기업들이 더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글엑스를 이용하는 국내외 광고주는 300여개에 달하고 연동된 매체들도 2,000개를 웃돈다. 현재 광고주의 절반은 게임업체인데 금융·쇼핑몰·여행 등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축적한 매체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광고효율을 높인다”며 “가령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자주 보는 배너, 동영상 광고에 게임 광고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글·애플 등 공룡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전 세계 애드테크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지만 임 대표는 이 시장이 완전한 독식구조로만 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공룡 기업의 광고단가가 높아지면 광고주들도 광고효율을 고민할 수밖에 없어 중소형 애드테크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광고주와 매체 중 한쪽에 집중하는 양극단의 기업들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에 들어갔지만 창업을 꿈꾸며 휴학에 이은 자퇴를 선택한 임 대표는 2011년 게임베리를 세웠다. 첫 게임개발 사업이 전문지식 없이 도전한 탓에 실패한 후 눈을 돌린 것이 애드테크다. 2015년 첫 서비스 ‘정글’에 이어 자체 최적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개발한 정글엑스가 출시된 2017년에는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게임베리는 연매출 90억원을 달성한 지난해 말 한국무역협회(KITA)로부터 ‘300만불 수출의 탑’도 받았다.
임 대표는 자체 매체 파워를 키우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올 들어 모바일게임 10개를 미국·유럽 시장에 출시하고 광고를 정글엑스를 통해 노출시키고 있다. 그는 “화장품·건강식품·의류 등 제조기업들과도 광고 협업을 통해 더 큰 소비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광고와 투자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키워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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