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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기관이 개미보다 '단타' 더 친다

2,000선 넘자 데이트레이딩 급증

지난 3월 63%→이달 87%로 껑충

개인 당일 매매 규모보다 활발

하루 거래액 25조 돌파로 이어져

"증시 방향성 불신...기간 짧게 잡아"





6월 들어 외국인과 기관들이 투자 방망이를 짧게 잡으면서 ‘데이트레이딩(당일 매매)’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은 뒤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자 단타 매매를 통해 성과를 내려는 움직임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거래량이 부쩍 늘어난 것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종목을 대상으로 추산한 거래대금 기준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평균 85.3%에 달했다. 3월 51.4%보다 35%포인트 가까이 늘어났으며 지난달(84.0%)과 비교해도 증가 추세에 있다. 데이트레이딩은 매수한 주식을 당일 매도하는 단타 매매 기법으로 당일 매매 기법이라고 한다. 같은 계좌에서 당일 중 같은 종목에 대한 매수대금과 매도대금 가운데 작은 값을 그날 데이트레이딩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예컨대 A종목에 대해 같은 계좌에서 당일 50억원을 매수하고 30억원을 매도했다면 데이트레이딩 거래액은 30억원으로 비중은 60%가 된다. 단타가 성행할수록 그만큼 비중은 올라가는 셈이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데이트레이딩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3월 외국인과 기관의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63.4%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86.6%까지 급증했다. 유가증권시장보다는 코스닥시장의 데이트레이딩 비중이 높았다. 다만 대형주의 경우 최근 데이트레이딩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0위 내 종목의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73.5%로 시총 200위 내 종목 평균(73.1%)보다 높았으며 전달과 비교했을 때 코스피 100위 내 종목의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69.3%에서 3.8%가량 늘어난 반면 200위 내 종목은 오히려 감소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개인들이 단타 매매를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기관이나 외국인이 데이트레이딩을 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데이트레이딩 비중이 늘기는 했지만 이달 들어 전체 거래량이 급증한 덕에 개인들의 거래 규모가 많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이달 들어 17일까지의 개인 데이트레이딩 대금은 43조9,000억원 정도로 전달(54조1,000억원)의 81% 수준이다. 이달 말이면 전달보다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데이트레이딩이 부쩍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5조1,118억원을 기록했다. 양대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3월 18조4,923억원으로 급증한 뒤 4월과 5월 20조원을 넘어섰으며 이달에는 25조원을 넘기고 있다.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시가총액 회전율도 이달 들어 부쩍 늘고 있다. 3월 0.86%를 기록했던 코스피 시가총액 회전율은 이달 들어서는 하루 평균 0.99%까지 늘었다. 시가총액 회전율은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율로 이 수치가 커질수록 거래가 늘고 그만큼 ‘손바뀜’이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트레이딩이 늘어난 것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2,100을 넘으면서 앞으로의 증시 방향성을 확신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매매 기간을 짧게 가져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주가가 급락했을 때는 증시의 ‘우상향’을 기대하면서 보유 기간을 길게 가졌지만 이달 들어서는 주가가 오르면 팔고 내리면 바로 사는 단기 매매 성향이 강했다는 설명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 첫주 이후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증시가 방향성을 잃어가면서 짧은 구간에서 매매를 하려는 경향이 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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