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자의 재기 지원을 위해 2조원 규모의 개인 연체 채권 매입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연체자의 채권이 대부업체로 넘어가 과도한 추심을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캠코와 금융권은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인연체채권 매입 협약식을 가졌다. 행사에는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문성유 캠코 사장, 이계문 신용회복위원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을 비롯한 금융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모든 금융권은 올해 2월부터 12월 중 연체가 발생한 개인 무담보대출에 대해 과잉추심을 자제하고 건전성 관리를 위해 채권 매각이 불가피한 경우 캠코에게만 매각하기로 했다. 개인도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신청했지만 금융회사 반대 등으로 조정이 곤란할 경우 캠코에 본인채권 매입을 요청할 수 있다.
캠코에 채권 매입신청이 접수되면 금융사는 지체없이 추심을 중단하고 캠코와 채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후 매각하게 된다. 이후 캠코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연체가산이자를 면제하고 상환요구 등 적극적 추심을 유보한다. 이와 동시에 채무자 소득회복 정도에 따라 최장 2년의 상환유예, 최장 10년의 장기분할상환, 최대 60%의 채무감면 등을 통해 연체자의 재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캠코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1년간 금융회사와 채무자로부터 연체채권 매입 신청을 받아 주기적으로 매입할 예정이다. 필요시 기간도 연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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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부위원장은 “코로나19 피해로 인해 불가피하게 발생한 연체를 오롯이 채무자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만일 채권금융기관이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연체채권을 매각하고 채무자를 보다 강한 추심에 노출시키면 채무자가 느낄 상실감과 불안감은 상상하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연체고객이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마음을 써주는 것이 채권자의 책임이자 진정한 소비자보호”라고 강조했다.
손 부위원장은 “차제에 채권금융기관과 연체채무자의 관계에 대한 제도적 규율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며 “추심과정에서 채무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채궈자가 따라야 할 절차를 규율하는 방안 등을 담은 소비자신용법 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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