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부가 밝힌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이 적용되면 상장주식으로 연간 2,000만원 이상 이익을 보는 투자자들의 세(稅)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이익 규모가 2,000만원이 안 되는 대다수의 소액투자자들은 증권거래세 인하(0.25→0.15%)에 따라 부담이 지금보다 적어질 수 있다. 주요 투자자 사례별로 세금 부담 변화를 알아봤다.
年 3,000만원 이익 본 큰 손 ‘울상’
주식 투자로 총 3억원을 굴리는 A씨. 보유 주식 가치가 3억3,000만원으로 뛰자 10%의 수익률을 챙기고 전량 매도해 3,000만원 양도차익을 거뒀다. 현행 제도대로라면 A씨는 양도차익 과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양도세 부담이 없다. 3억3,000만원어치의 주식을 팔 때 증권거래세(0.25%) 82만5,000만원만 내면 된다. 하지만 오는 2023년부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양도차익 3,000만원에 기본공제 2,000만원을 뺀 1,000만원이 과세 대상 이익이 돼 여기에 20%의 세율이 적용된다. 양도세만 200만원이다. 여기에 3억3,000만원어치를 매도할 때 증권거래세(0.15%)가 붙기 때문에 49만5,000원을 더해야 한다. 총 세 부담은 249만5,000원이 된다. A씨가 부담할 세금은 당초 82만5,000원에서 249만5,000원으로 세 배 가까이 증가한다.
용돈 모아 1,500만원 굴리던 대학생 ‘미소’
주식에 1,500만원을 투자해 2,100만원에 전량을 매도, 600만원의 양도차익을 거둔 B씨. 그는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2,100만원 매도 시 증권거래세(0.25%) 5만2,500원만 내면 됐다. 2023년부터 전면 과세가 시행돼도 이익 규모가 기본공제 2,000만원에 못 미치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증권거래세만 내면 되는데 세율이 0.15%로 낮아지기 때문에 그가 부담할 세금은 3만1,500원으로 2만원가량 줄어든다.
펀드 손해 봐도 세금 내던 주부 ‘안도’
주식형펀드에 투자했다가 300만원 손실을 본 C씨. 펀드를 환매하며 손익 세부 내역을 들여다봤더니 채권 양도로는 500만원의 이득을 얻었지만 상장주식 투자에서 800만원을 손해봤다. 그는 전체적으로 손해를 봤음에도 채권 양도 이익 500만원에 대해 배당소득세 14%가 부과돼 70만원의 세금을 냈다. 펀드 내 상장주식에 대해서는 손익이 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2년부터 펀드 내 상장주식이 과세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아예 없어진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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