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결별을 공개적으로 밝힌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는 25일(현지시간) WHO에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최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서 발원지인 중국 편을 들고 있다며 결별을 선언한 가운데 나온 조치라 미국 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과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은 이날 WHO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을 만나 이같이 약속했다.
슈판 장관은 WHO에 대한 자금 및 의료 장비 기부를 늘려 기존 기여금을 포함해 올해에만 총 5억 유로(약 6,747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상 최대 지원액이라면서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고 효율적이며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WHO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랑 장관도 프랑스 리옹에 있는 WHO 연구센터에 9,000만 유로(약 1,214억원)를 지원하는 한편, WHO 운영 예산으로 5,000만 유로(약 675억원)를 추가로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세계가 어느 때보다도 더 다자기구를 필요로 한다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인 답변이 필요하고 WHO만이 그 답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오늘 우리는 필요로 하는 모든 정치·재정적 지원을 받게 됐다”면서 “독일과 프랑스는 WHO와 국제 보건의 오랜 친구들”이라고 화답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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