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온스당 2,000弗 넘보는 금값…왜 계속 오를까

4거래일째 올라 8월분 1,820弗

코로나發 침체속 연준 부양 나서

인플레 우려 커지자 '골드 러시'

弱달러·美국채 제로금리도 영향

"3,000弗까지 간다" 추가상승 전망도

'제자리'인 물가 상승률에 달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저금리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금값이 연일 치솟고 있다. 이대로라면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 3,000달러 수준까지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0.6%(10.70달러) 오른 온스당 1,820.60달러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시장에서는 금 투자자금이 쏟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395억달러(약 47조2,400억원)가 몰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값이 올 들어 약 20% 오르면서 지난 2011년 8월의 사상 최고치인 1,891달러에 근접하고 있다”며 “금 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금 가격을 9년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는 금값이 오르는 이유를 다섯 가지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2차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저금리 △사실상 마이너스인 미 국채 수익률 △인플레이션 우려 △달러 약세 등이다.

기본적으로 금은 안전자산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동시다발적인 글로벌 경기침체 국면에서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카타르 도하의 한 귀금속 상점에서 직원이 마스크를 쓴 채 진열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저금리도 금값을 밀어 올린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0.00~0.25%로 제로금리다.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는 미 국채와도 연관되는데 금과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 국채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QE)에 사상 최저 수준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10년물의 금리가 0.6%대다. 올해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1% 정도라고 보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다. 삭소은행의 올레 핸슨은 “우리는 코로나19에 퍼펙트스톰을 보게 됐는데 그것이 기본적으로 좋은 기회”라며 “미국 국채의 실질금리는 마이너스이고, 향후 더 큰 폭의 마이너스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시가 엄청나게 오르면서 일종의 보험으로 투자자들이 금을 찾고 있는데 채권은 보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시가 떨어질 것을 대비해 분산투자 개념에서 안전자산을 찾는데 채권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아 매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금 가격에 영향을 준다.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회피수단이다. 연준이 돈 풀기에 나서면서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생각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나는 지금과 같은 연준의 확장을 2차대전 이후 보지 못했다”며 “내년부터 사람들이 계좌에 있던 돈을 쓰기 시작하면서 매우 강한 소비지출이 있을 것이다.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달러의 약세도 한몫한다. 지난달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가 향후 달러화가 35%가량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데 이어 JP모건은 달러가 어느 정도 약세(mildly bearish)일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102선까지 올랐던 달러인덱스는 이날 96.47로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유로와 엔·파운드 등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미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달러인덱스가 하락하면 달러화 가치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은 “달러가 2주간 최저치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달러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 자산가들의 금에 대한 애착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값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핵심이다. ‘연준의 유동성 공급 지속→인플레이션 발생→금값 상승’의 연쇄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반에크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스 골드펀드’의 조 포스터는 “금융위기 이후보다 더 큰 경기부양이 나오고 있다”며 “금 가격이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2,000달러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금값이 3,0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연준이 돈은 찍어내도 금은 찍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에는 일본처럼 돈을 많이 풀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연준도 오는 2022년까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