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은 각각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대명사다. 한의학적 측면에서 건강한 여름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되는, 내 체질에 맞는 냉면은 뭘까?
◇열 많다면 평양냉면 등 ‘메밀 물냉’
평양냉면은 고기 육수와 동치미를 섞은 국물에 편육·오이 등을 고명으로 얹어 먹는다. 특유의 심심하면서도 담백한 맛으로 미식가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면 재료로 메밀을 쓰기 때문에 면발이 부드러워 어린이나 턱관절이 약한 어르신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평양냉면의 주 재료인 메밀은 성질이 서늘해 여름철 체내에 불필요하게 쌓인 열기를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메밀에 들어 있는 단백질 분해 효소는 소화흡수·숙취 해소를 돕고 변비를 포함한 소화불량 개선에도 좋다. 아미노산과 섬유소가 풍부하고 칼슘·칼륨·인·철분·나트륨 등 무기질 함량도 높다. 육수에 들어가는 동치미 국물도 성질이 차가운 채소인 무를 절여 만드는 만큼 평소 몸에 열이 많아 여름나기가 힘든 이들에게 알맞다. 시원한 육수는 체온을 낮추고 부족한 수분을 보충하는 효과도 있다.
◇손발 차면 함흥냉면 등 ‘전분 비냉’
반면 함흥냉면은 그 성질이 따뜻하다. 감자나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쫄깃한 면에 매콤새콤한 양념장, 명태·가자미 등 생선회 고명을 올려 비벼 먹는다. 강렬하고 매운 맛에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맛을 내는 양념장의 기본은 고추장과 고춧가루. 고추는 맵고 성질이 따뜻해 몸 속 찬 기운을 몰아내고 피로회복을 돕는 대표적 식재료다. 고추에는 사과의 40배, 귤의 2배가 넘는 비타민C가 들어 있어 신진대사 및 항산화 작용을 촉진한다. 양념장에 첨가된 마늘·생강·양파 등도 많은 열을 품고 있어 원기를 더해준다. 명태·가자미 등 회 고명은 양기 보충과 여름철 체력저하, 냉방병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한의학적으로 명태는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으며 가자미는 기력을 북돋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강만호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몸에 열이 많아 더위를 쉽게 타는 이들은 서늘한 기운의 평양냉면을, 손발이 차거나 여름철 지나친 양기 소모로 기력이 떨어진 경우라면 함흥냉면을 선택하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다만 내 몸에 맞는 음식이라도 과하게 먹으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메밀면을 과다 섭취하면 소화를 방해해 어지러움·두통·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다량의 고추도 식도·위·장 등을 자극해 점막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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